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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23일 이씨에게 불법 금괴 밀수출입을 돕는 대가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로 재판에 넘겨진 전 인천공항세관 휴대품통관국장 진모(61)씨의 상고심을 파기환송했다.
진씨 부하직원인 윤모씨는 2007년 당시 금괴밀수출업자로 일하던 이씨의 불법 밀수출입을 돕다가 한계를 느꼈다. 이씨는 최근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6) 변호사와 정운호(51)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사이의 폭행사건을 고발해 ‘정운호 게이트’를 발발시킨 인물이다. 최 변호사의 사실혼 배우자로도 알려졌다.
윤씨는 휴대품통관국에 머무르려면 상사인 진씨를 끌어들여야겠다는 판단이 섰고 이씨에게 목돈 준비를 요구했다. 이씨는 윤씨 말을 듣고 진씨에게 줄 현금 3000만원과 수십만원짜리 고급 양주 1병을 준비했다.
윤씨는 2007년 2월 중순쯤 인천국제공항에서 진씨에게 이씨를 소개시켜줬다. 아울러 금괴 밀수를 눈감아달라는 청탁과 함께 준비한 현금과 양주를 진씨에게 줬다고 주장했다. 그 후부터 진씨는 그해 10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이씨에게 현금 5000만원과 고급 양주 등을 받았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진씨는 “윤씨나 이씨로부터 청탁을 받거나 뒷돈을 받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1심 법원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정석)는 진씨 주장을 받아들여 진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법원은 1심을 꺠고 진씨에게 징역 3년에 추징금 4500여만원을 선고했는데 대법원이 이 판결을 다시 뒤집었다.
대법원 재판부는 “물적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진씨가 돈을 받지 않았다고 부인한다면 금융자료 등 객관적인 간접 증거가 필요하다”라며 “이씨 진술 외에는 사실상 어떤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여러 정황상 이씨의 진술엔 신빙성이 부족하다”라는 이유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