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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수술 후유증 이겨내고 PO 2차전 진출한 우들런드…"내겐 가장 자랑스러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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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희 기자I 2026.08.20 09: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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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뇌 수술 후 심각한 PTSD
죽을지도 모른다는 극한 공포 느껴
올해 6년 만에 PO 2차전 진출 성과
내년 2000만달러 시그니처 출전권도 확보
"선수 생활 최고의 해로 기억될 것"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게리 우들런드(미국)에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PO) 2차전 BMW 챔피언십(총상금 2000만 달러)이 열리는 벨러리브 컨트리클럽은 특별한 기억이 깃든 곳이다. 고향인 미국 캔자스주에서 가장 가까운 대회장인 데다, 2018년 이곳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처음으로 동반 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이다.

게리 우들런드.(사진=AFPBBNews)
게리 우들런드.(사진=AFPBBNews)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우즈와 함께 경기한 그는 당시의 뜨거운 분위기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우들런드는 “그런 광경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정말 떠들썩했고 굉장했다”며 “나도 우즈를 지켜보다가 그 분위기에 휩쓸렸다”고 돌아봤다.

그 경험은 이듬해 US오픈 정상에 오르는 밑거름이 됐다. 우들런드는 2019년 US오픈 우승을 선수 생활에서 가장 크고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는다.

하지만 그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순간은 따로 있다. 바로 올 시즌이다.

우들런드에게 올해는 선수 생활을 통틀어 가장 힘겨운 시즌 가운데 하나다. 그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근거 없는 공포를 일으켰던 뇌 병변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여전히 회복 과정을 밟고 있다. 수술로 병변 일부를 제거했지만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다.

후유증도 여전하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놀라는 일이 잦고, 뒤에서 사람이 다가오거나 멀리 떨어진 골프 카트가 시야 안에 들어오는 것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경기장 위를 날아다니는 드론 역시 그에게는 부담이다.

우들런드는 “경기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곳에서 카트가 움직이는 것이 예전에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샷을 멈추고 물러나야 한다. 내 뇌가 ‘저게 나를 해치러 오는 위협이 아닌지’ 확인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경기 중에는 정말 힘든 일”이라고 털어놨다.

지난 3월 미국 골프채널과 인터뷰에서는 심각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증상이 심할 때는 경기 도중 페어웨이 한가운데서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이런 증상은 2023년 9월 뇌수술을 받은 뒤 계속되고 있다. 당시 의료진은 병변을 제거하기 위해 우들런드의 머리 옆부분에 야구공 크기의 구멍을 내는 큰 수술을 했다.

그런 상황을 고려하면 우들런드가 6년 만에 BMW 챔피언십에 출전할 정도로 올 시즌 부활에 성공한 것은 놀라운 성과다.

우들런드는 PTSD 증상을 공개한 지 불과 2주 뒤 휴스턴 오픈 정상에 오르며 감동적인 우승을 일궜다. 이후 US오픈을 포함해 4차례 더 ‘톱10’에 진입했고, 이제는 PO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진출까지 바라보고 있다.

우들런드는 페덱스컵 랭킹 27위로 PO에 돌입했다. 지난주 열린 PO 1차전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에서는 첫날 66타를 치며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극심한 더위 속에서 이후 경기력이 떨어졌다.

건강만 놓고 보면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 편이 나았을 수도 있다. 우들런드는 심박수를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데, 주말 체감온도가 섭씨 42도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투어 챔피언십 진출이 걸린 페덱스컵 순위를 고려하면 대회를 건너뛰기도 어려웠다.

우들런드는 “지난주는 내게 정말 힘든 한 주였다. 심박수가 올라갔고 너무 더워서 좀처럼 낮출 수 없었다”면서도 “매일이 배움의 연속이다. 여전히 힘든 날도 있고 어려운 날도 있지만 올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우들런드는 현재 대회장에 도착할 때부터 떠날 때까지 추가 경호 인력의 도움을 받고 있다. 갑작스럽게 사람이 접근하거나 움직이는 상황을 최소화하고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게리 우들런드.(사진=AFPBBNews)
게리 우들런드.(사진=AFPBBNews)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우들런드를 향한 주변의 응원은 끊이지 않고 있다. AP통신은 “우들런드는 어디에서 경기를 하든 많은 응원을 받는다”며 그가 겪어온 일과 이를 이겨내는 삶의 자세가 많은 사람의 지지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총상금 2000만 달러(약 280억 원) 규모의 시그니처 대회에 5차례 스폰서 초청을 받아 출전했다. US오픈 챔피언이라는 경력과 함께 그가 처한 상황에 대한 배려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단 한 차례도 스폰서 초청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근 5개 시그니처 대회 출전권을 스스로 따냈다. 내년에 열리는 모든 시그니처 대회 출전권도 이미 확보했다.

다음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에서 열리는 PO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하지 못하더라도,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PO 2차전까지 올라온 것만으로 우들런드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우들런드는 “내가 일정을 직접 짤 정도로 시그니처 대회 출전 자격을 확보한 것은 처음”이라며 “건강 측면에서 내년을 제대로 준비하기 위해 올 시즌이 끝나면 남은 기간은 쉬려고 한다. 건강은 계속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설명했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다시 의료진을 만날 예정이다. 지난 3년 동안 복용해온 약을 끊길 바라고 있다. 숨 가쁘게 달려운 지난 시간을 돌아볼 계획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우들런드는 US오픈 정상에 섰던 순간보다 숱한 어려움을 견뎌내며 다시 정상급 무대에 선 지금의 저신을 더욱 자랑스럽게 여긴다.

우들런드는 “6개월 전, 2달 전 내가 어떤 상태였는지를 떠올려보면 지금의 내가 그 어느 때보다 자랑스럽다”며 “나중에 돌이켜보면 올해가 내 PGA 투어 선수 생활에서 최고의 한 해였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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