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다만 25%의 관세율이 너무 높게 책정됐다고 진단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음에도 이를 무시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봤다. 다만 이제부터 협상에 시작해 관세율을 낮춰야 한다고 했다.
3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개최한 ‘트럼프 상호관세,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세미나에 참석한 통상 전문가들은 민관협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여한구 피터슨국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전 통상교섭본부장)은 “트럼프 1기에는 GATT, WTO 중심 체제가 흔들렸더라도 한정된 분야에서 관세를 부과했다. 지금은 모든 국가와 모든 품목을 대상으로 일방적인 관세를 매기고 있다”며 “이번 상호관세 부과는 다자체제의 종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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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부 간 협상의 시간이 시작돼 급격하게 흔들릴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여 선임연구위원은 “하루하루 트럼프의 말에 너무 휘둘릴 필요는 없다. 기업은 미국 현지 투자를 확대할지에 대해 개별적으로 판단하되 이를 다 모아 민관이 협력해 적절한 시점에 우리의 협상 카드로 써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각개전투를 하고, 투자 발표를 각각 할 것이 아니라 적절한 순간에 이를 카드로 써야 귀중한 기회를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각 기업들의 투자가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민관이 원팀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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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첨단 산업 영역에서 우리 기업의 기술력을 협상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미중 패권 전쟁이 격화하는 와중에 한국이 전략적으로 중국 굴기를 저지하는데 중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어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병일 태평양 통상전략혁신 허브 원장(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우린 미중경쟁의 한 축이자, 중국 굴기를 견제하는 한국 첨단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한다”며 “트럼프가 보는 미중 경쟁에서 한국이 중요한 안보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이게 협상의 시작”이라고 했다. 이어 “바람직한 결과 이끌어내려면 한국의 특별성을 강조하면서 트럼프가 보기에 한국의 동맹 가치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산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협상을 확대하는 게 관세에서도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또 장기적인 기업의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도 도움이 되리라 봤다.
아울러 한국 외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국가의 관세율 역시 중요하게 봐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트남에 대해 상고관세율을 46%로 고율로 정했다. 인도 상호관세율 26%, 인도네시아 32%, 태국 36%, 중국은 사실상 54%의 관세율이 적용된다.
정철 한경협 CRO 겸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우리 공급망에 긴밀하게 연결된 국가에 대한 관세율이 높다”며 “이에 따른 영향 무시할 수 없어 기업들의 어려움이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제 협상을 시작했기 때문에 그 지역에 진출한 기업도 다시 그 현지 정부와 협력을 진행하고 우리 정부와도 협력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윤희 포스코 경영연구원(POSRI) 상무는 기업의 입장에서 설명했다. 이 상무는 “미국이 중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압박을 다각도로 펼치면서, 제 3국을 우회하는 압박을 강하게 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 등에 상호관세를 부과한 게 그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베트남, 멕시코 등 주요 산단에 포함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그 여파를 받게 된다”며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조율하느냐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