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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9년 12월쯤 필리핀 모처에 근거지를 두고 도박 사이트 운영 프로그램,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 대포통장 등 필요한 도구를 준비했다. 이후 ‘도박 사이트에 소멸 예정인 무료 포인트가 남아있다’는 거짓 내용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불법적으로 취득한 연락처로 보내 사이트 접속에 유도했고, 사이트에서 피해자들이 추가로 현금을 입금해 포인트를 충전한 뒤 불법 게임에 베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만약 피해자들이 돈을 따 포인트를 현금으로 환전을 요구하면 시스템 오류 등을 이유로 출금을 미뤘다. 이 과정에서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복잡한 인식코드를 입력하게 하고 입력 오류를 이유로 계좌 잠금 해제를 위한 비용을 요구하는 등 추가 입금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러한 수법으로 하나의 사이트를 2~3주 운영하고 폐쇄하고 잠적하기를 반복했다. 범행 기간 개설한 전체 도박 사이트 수는 약 250개에 달한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국에서 피해 신고가 접수됐지만 피의자 미특정으로 수사 중지된 사건 105건을 병합 수사했고 사기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다수의 미신고 피해자들을 선제적으로 찾아 전체 피해 규모를 추산했다. 피해자들은 도박 행위로 처벌받을까 우려해 경찰에 쉽게 신고하지 못했다. 이에 경찰은 피해자들을 찾아 적극 설득했고 결국 범행 현장을 적발해 다수 피의자를 동시에 검거할 수 있었다.
경찰은 현장에서 압수한 11억 7000만원 상당의 현금 등은 우선 검찰에 넘겼으며 이후 주식·예금 등 12억 8000만원 상당에 대해 기소전몰수추진보전을 신청해 총 24억 5000만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환수했다.
경찰은 앞으로도 이와 같은 조직적이고 악질적인 다중피해 사기 범죄에 대해 엄정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사이트에 대한 호기심과 사행심을 부추기는 광고 메시지로 피해자를 유인하는 악성 먹튀 사기 피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광고 메시지에 현혹돼 불법 도박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사기 피해가 발생한다면 적극적으로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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