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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는 올해 국방비를 GDP 대비 4.7% 규모로 배정해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인접 국가인 폴란드는 한국·미국에서 무기를 수십억 달러치 주문하는 등 국방비를 두 배로 늘렸다.
코시니아크-카미시 장관은 “러시아와의 근접성을 감안할 때 폴란드 정부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면서 “지도상 우리의 위치로 인해 국방 지출 확대와 무기 구매는 전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나토 회원국은 지난 2014년 GDP 대비 국방비 지출을 2% 이상으로 늘리기로 합의했으나 10년이 지난 현재 이 목표를 달성한 회원국은 32개 회원국 중 23개국에 불과하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은 2%를 한참 밑돌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과 정치적 친분을 과시하고 있으나 국가 부채 부담과 공공지출 억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스페인은 2024년 GDP의 1.28%를 국방비로 지출해 NATO 회원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코시니아크-카미시 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이 제시한 5%라는 수치에 대해 “나토 회원국에 중요한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가 제시한 목표를 도달하는 데 또 10년이 걸리겠지만 그가 야심찬 목표를 내놓았다고 해서 비판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을 맡은 폴란드는 회원국을 상대로 EU 공동예산 중 1000억유로(약 150조원)를 국방비로 지출하자고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코시니아크-카미시 장관은 “EU는 자금을 재분배할 수 있다”면서 “8000억유로(약 1202조원) 규모의 팬데믹 이후 회복 기금 중 사용하지 않은 자금을 비롯해 향후 몇 년 동안에 걸쳐 국방에 1000억유로가 배정되도록 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이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견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일부 유럽 대국들의 의견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면서 “폴란드는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시니아크-카미시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휴전된다면 나토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배치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평화안이 나오면 이를 논의하겠지만 국경을 맞댄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하는 것은 어떤 식이로든 적절하지 않다”면서 “나토 회원국 내에서 다양하게 부담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러시아에 침공 당한 우크라이나를 강하게 지지하고 있으나 양국 관계는 역사적 갈등, 값싼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등으로 인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