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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지 웰트 대표 "슬립큐 다음은 약 따라가는 AI…제품 아닌 지능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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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권 기자I 2026.11.03 08:3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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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6년10월29일 08시3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지난 두 달 동안 약 잘 드셨어요? 별일 없으셨다고요? 그럼 두 달 치 약 드릴게요. 다음 환자 들어오세요."

강성지 웰트 대표가 재연한 외래 진료실 풍경이다. 진료는 2~3분 남짓. 환자가 받아 가는 건 결국 약뿐이다. 강 대표는 "대부분의 환자는 루틴이고, 환자를 깊이 알 기회조차 없다"고 말했다. 웰트가 소프트웨어로 메우려는 빈틈이 바로 여기다.

웰트는 불면증 디지털치료기기 '슬립큐'로 시장에 안착했다. 다음 목표는 환자 데이터로 스스로 학습하는 AI다. 강 대표는 "결국 우리가 만들어야 할 건 제품이 아니라 지능"이라고 말했다.

강성지 웰트 대표가 팜이데일리 바이오스터디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승권 기자)
강성지 웰트 대표가 팜이데일리 바이오스터디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승권 기자)




◇ 의사가 못 하던 '30분 5만원' 치료, 앱에 담았다



슬립큐는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를 6주짜리 소프트웨어로 만든 제품이다. 인지행동치료는 국내외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만성 불면증 1차 치료다. 하지만 진료 현장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의사가 30분을 상담해도 받는 수가는 5만원 안팎이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6~8주 동안 매주 만나야 하는 치료인데, 그렇게 하는 의사는 없다"며 "선생님들 잘못이 아니라 환경이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웰트는 이 빈자리를 앱으로 채웠다.

슬립큐는 2023년 통합심사 1호 혁신의료기기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웰트는 코로나19 시기 대면 임상과 비대면 임상을 모두 진행했다. 강 대표는 비대면 임상 결과로 허가를 받은 국내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허가 임상에서 슬립큐 사용군의 수면효율은 7주 시점에 기저치 대비 15.14% 향상됐다.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29.8분(약 45%) 줄었다.

출시 뒤에는 효과가 오히려 좋아졌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웰트는 환자가 중도에 포기하는 시점을 데이터로 찾아내 알림을 보냈다. 순응도가 오르자 치료 효과도 함께 높아졌다. 웰트가 지난 7월 대한수면연구학회에서 발표한 실사용 데이터에선 6주 프로그램 완주자 211명의 불면증 중증도(ISI)가 평균 37.9% 줄었다.

슬립큐 판매는 한독이 맡고 있다. 강 대표에 따르면 비급여 가격은 약 25만원이다. 처방 가능한 의원은 1200곳까지 늘었다. 양사는 올해 3월 연말까지 처방처를 2000곳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강성지 웰트 대표




◇ 수면 노하우 플랫폼화…'드러그OS'로 약 따라간다



이날 강 대표가 더 강조한 건 슬립큐 다음이다. 슬립큐에는 환자의 수면 패턴이 일·시간·분 단위로 쌓인다. 두 달에 한 번 외래 진료로는 볼 수 없던 데이터다.

웰트는 이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키고 있다. 상용 AI 모델이 환자 데이터로 임상 경험을 쌓는 구조다. 새 버전과 이전 버전을 환자군에 나눠 적용하며 성능을 계속 비교한다.

목표는 수면 전문의 역할을 하는 AI다. 그날의 생활습관을 분석해 잠이 들지, 수면제가 필요한지까지 예측하는 수준이다. 강 대표는 의사가 진료실에서 해줄 수 없던 관리까지 AI가 맡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노하우를 묶은 것이 AI 에이전트 플랫폼 '드러그OS'다. 슬립큐에서 두 번째 제품으로 넘어가는 데는 1~2년이 걸렸다. 웰트는 지난해 5월 폭식증 디지털치료기기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지금은 새 질환으로 넘어가는 데 며칠이면 충분하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확장 기준은 진료과가 아닌 '약'이다. 수면제를 따라가면 불면증 환자를 만난다. 당뇨약과 혈압약을 따라가면 그 환자에게 닿을 수 있다. 의약품에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디지털 융합의약품'이 이 전략의 토대다. 디지털의료제품법이 시행됐지만, 디지털 융합의약품 제도는 아직 본격 도입 전이다.

웰트는 지난 6월 일동제약과 AI 기반 디지털 융합의약품 공동개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아로나민 등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에 드러그OS를 먼저 적용한다. 환자는 제품 패키지나 안내문의 QR 코드로 AI 에이전트에 접속한다. 독일·동남아 제약사와도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슬립큐는 독일 샤리테 대학병원에서 현지 급여 제도(DiGA) 등재를 위한 임상도 진행 중이다.

카카오톡에서 쓰는 AI 에이전트 '닥터쌤'은 평소 가정의학과 의사처럼 일반 상담을 한다. 처방 등으로 특정 질환이 확인되면 해당 질환 데이터를 갖춘 '전문의 모드'로 바뀐다. 건강보험 정보 등 마이데이터를 불러와 개인에 맞춘 대화도 가능하다.

강 대표는 "언젠가 다른 디지털 치료제를 설명할 때 '슬립큐 같은 것'이라고 말하는 날이 오면, 산업이 충분히 성장했다는 뜻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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