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해이그룹, 300개 미국 기업 조사
CEO 연봉 7위 바이어컴, 주주수익률은 263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 3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낸 10명 가운데 연봉이 깎인 이들은 불과 2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주인인 주주이익은 훼손됐는데도 CEO는 아랑곳 없는 모습이다.
미국 컨설팅회사 해이그룹이 지난 4월 말 마감한 회계연도 2014년 기준 매출 91억 달러(약 10조원) 이상 3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연봉 상위 10위 CEO 중 주주이익이 상위 10% 안에 든 경우는 제약사 액타비스의 브렌튼 손더스 CEO 한 명에 불과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 브렌튼 손더스 액타비스 CEO(출처:포브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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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성과가 나쁜 CEO들의 연봉은 오히려 늘어났다. 미디어기업 바이어컴은 주주 이익이 6.6% 줄어든 상황에도 필립 도먼 CEO에게는 지난해보다 19% 증가한 4430만달러의 연봉을 지급했다. 도먼 CEO는 300대 기업 CEO 가운데 7번째로 높은 연봉을 챙겼지만 주주이익 성과는 263위로 하위 88%에 그친 셈이다.
| 필립도먼 바이어컴 CEO(출처:파이낸셜타임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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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의 제프 이멜트 CEO 역시 주주 이익은 6.7% 감소했지만 연봉은 88% 인상된 3720만달러로 나타났다.
심지어 지난해 주주이익이 60% 급감하며 투자자에게 손해를 입힌 석유 시추회사 트랜스오션의 스티븐 뉴만 전 CEO 역시 전년보다 2.2% 증가한 1420달러의 연봉을 챙겼다. 트랜스오션은 저유가에 따른 굴착수요 감소로 실적이 악화됐고 뉴먼 CEO는 결국 지난 2월 자리를 내놓았다.
| 스티븐 뉴먼 트랜스오션 CE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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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주주이익과 CEO 임금 사이에서 괴리가 발생하는 이유는 CEO 성과를 측정하는 잣대가 가입자 수나 매출, 투자 성과 등 기업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성과와 상관없는 연금 지급 역시 CEO들의 연봉 상승을 부채질했다.
한편 300대 기업 CEO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보다 13.5% 늘어난 1360만달러로 집계됐다. 주가와 배당금 등을 포함한 평균 주주이익률은 전년보다 16.6% 증가했다.
300대 기업 CEO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CEO는 마이클 프라이스 리버티글로벌 CEO로 나타났다. 그의 연봉은 1억1120억달러, 주주이익은 지난해보다 13.3% 증가했다. 이밖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8430만달러), 래리 엘리슨 오라클(6730만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