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올해 1분기 BSI는 전기(85)대비 24포인트, 전년 동기(83) 대비 22포인트 각각 하락한 ‘61’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최근 국내 정치 이슈로 인해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계엄 사태 전에 실시한 1차 조사(11월 19일~12월 2일)는 2281개 기업을 대상으로 했고, 1분기 전망치는 ‘72’로 나타났다. 2차 조사(1월 6일~1월 15일)는 지역·업종 등을 비례할당해 추출한 413개사를 대상으로 했고, 1분기 전망치는 1차 때보다 11포인트 추가 하락한 61로 나왔다. 2020년 4분기(58)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BSI가 61까지 추락한 것은 정국 불안, 달러화 강세, 트럼프 정책 기조 등 각종 대내외 불확실성이 겹쳤기 때문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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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영업이익, 자금사정 등 세부 항목들의 1분기 전망치는 모두 1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특히 계엄 이후 2차 조사에서 매출액은 ‘61’, 영업이익은 ‘59’로 각각 집계됐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가 지난해 12월 88.2로 급격히 떨어졌다. 여전히 높은 금리 수준과 환율 변동성 확대로 자금사정지수 역시 ‘64’에 머물렀다. 기업들이 자금조달 여건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기업들은 올해 경영 실적에 영향을 미칠 리스크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48.0%)과 ‘환율 변동성 확대’(47.3%)를 가장 많이 꼽았다. ‘내수소비 위축’(34.9%), ‘트럼프 2기 통상정책’(24.9%), ‘고금리 장기화’(17.6%), ‘해외수요 부진’(13.5%) 등이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정부와 국회의 발빠른 대처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정책당국이 예산 조기 집행, 추경 편성 등 과감한 재정정책을 추진하고 기업 현장에 꼭 필요한 경제 법안들은 정치 이슈와는 별개로 조속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영향이 최소화하도록 민관이 함께 미국과 협상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대외신인도에 대한 철저한 점검, 선제적인 경기진작책 마련, 무쟁점 법안 조속 입법 등을 통해 한국 경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긍정 신호를 보이는데 국가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