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것만으로 한국 AI 전체가 세계 3위라고 말할 수는 없다. 모델 성능과 국가 전체의 AI 경쟁력은 다르다. 컴퓨팅 자원과 인재, 서비스 확산과 매출 등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그래도 의미는 분명하다. 한국도 세계 수준의 AI 모델을 직접 만들고 글로벌 경쟁에 도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특히 GPU와 개발 자원이 부족했던 국내 기업들이 실제 대규모 AI 모델을 개발하고 학습한 경험을 쌓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 성과를 어디까지 확장하느냐다. 독파모를 중단할 것인가, 계속할 것인가의 이분법으로 볼 일이 아니다. 독파모에서 쌓은 기술과 경험을 이어가면서 프론티어 AI라는 더 높은 목표에 도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독파모를 둘러싼 정책 변화와 관련해 “환경이 바뀐 것이 없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하지만 AI 산업의 환경은 빠르게 변한다. 불과 몇 달 사이 새로운 모델이 등장하고, 오픈웨이트 모델의 성능이 높아지며,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 구도도 달라진다.
AI 경쟁은 초단위로 변한다. 배경훈 부총리 역시 독파모를 계속 추진하면서 동시에 프론티어 AI에 도전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중요한 것은 정책을 바꾸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무엇을 이어가고 무엇을 보완할 것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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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파모를 산업·공공 현장에서 선택받는 AI로 발전시키는 것과 프론티어 AI를 통해 세계 최상위 모델 개발에 도전하는 것은 서로 다른 목표이면서도 연결된 과제다.
독파모의 성과가 프론티어 AI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국내에서도 세계 수준의 AI 모델을 직접 개발하고 학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다음 단계에 도전할 근거는 마련했다.
독파모의 성과는 몇 개의 AI 모델을 만든 데 그치지 않는다. GPU와 개발 자원이 부족했던 국내 기업들에게 실제 대규모 AI 모델 개발 경험을 제공했고, 참여 기업과 협력기관이 AI 개발 생태계에 참여할 기반도 마련했다. 정부 역시 독파모 모델의 글로벌 등재와 오픈소스 공개를 국내 AI 경쟁력과 개방형 생태계 조성의 성과로 설명하고 있다.
AI는 하나의 시장이 아니다. 제조 현장에서는 비용과 속도가 중요하고, 금융에서는 보안과 신뢰성이 중요하다. 의료와 공공 분야에서는 전문성과 데이터 관리 역량이 중요하다. 모든 분야가 가장 크고 비싼 모델 하나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동시에 국가 차원에서는 글로벌 최상위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 역량도 필요하다. 두 목표를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활용’과 ‘의존’은 다르다
앤스로픽이나 오픈AI, 구글의 글로벌 빅테크의 AI를 활용하는 것은 필요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가져다 쓰는 것도 경쟁력 확보의 중요한 방법이다.
하지만 활용과 의존은 다르다.
오픈웨이트 모델의 확산으로 AI 시장의 선택지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미국 빅테크뿐 아니라 중국계 모델 등 다양한 모델이 경쟁하는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한 모델에 종속되지 않을 선택권이다.
중단이 아니라 고도화 필요
물론 프론티어 AI로 향하는 길에는 현실적인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국가 전략 자산급 투자가 필요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려면 관련 재원을 뒷받침할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국회에 계류 중인 가칭 ‘미래대응기금법’의 처리도 그중 하나다.
정부의 4.7조원 마중물이 마련되더라도 수조원대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 민간 기업을 설득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대규모 투자를 끌어내려면 출자 기업에 대한 기술 우선 활용권이나 공공 조달 혜택 등 실질적인 투자 유인책을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정책 공백도 막아야 한다. 내년 1월 예정된 독파모 3차 평가와 프론티어 AI 특수목적법인 출범 사이에 시간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기존 참여 기업의 연구개발 동력이 끊기지 않도록 징검다리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 정책은 당연히 검증받아야 한다. 그러나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 맞춰 정책을 조정하는 것과 국내 AI 역량 자체를 낮게 평가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지금 정부가 검토하는 것도 독파모의 폐기가 아니다. 기존 ‘3개 중 2개’ 방식을 유지할지, 3개 기업의 개발을 계속 지원할지까지 다시 살펴보면서 독파모와 프론티어 AI를 함께 추진하는 방안이다.
멈추지 말자는 것이 지금의 방식을 무조건 고수하자는 뜻은 아니다. 평가 방식은 현실에 맞게 고치고, 지원 구조는 넓히고, 프론티어 AI라는 다음 목표에도 도전해야 한다.
한국 AI는 이제 가능성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독파모에서 쌓은 기술과 인력을 징검다리로 삼아 앤스로픽의 클로드 오퍼스 5.5,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 같은 글로벌 최상위급 모델들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에 도전하는 동시에, 그 성과를 중소·스타트업과 산업 현장으로 확장해야 한다.
한국 AI에 필요한 것은 멈춤이 아니다. 독파모의 성과를 다음 단계로 연결할 구체적인 실행 전략이다.
![독파모로 AI 3위권 가능성 확인했다…이제 프론티어 AI [김현아의 IT세상읽기]](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10/PS26100100504.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