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키코사태 풀리나‥신한銀 이사회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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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원 기자I 2020.06.04 14:34:15

이르면 5일 이사회 개최해 키코 배상 결정
"은행법 위반 아니다" vs "배임 가능성 우려"
다른 은행도 신한 결정 따를 듯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은행권의 시선이 조만간 열릴 신한은행 이사회로 쏠리고 있다. 10년 넘게 끌어왔던 키코 사태를 마무리할 열쇠를 쥐고 있어서다. 신한의 결정을 보고 다른 은행도 뒤따를 전망이다.

4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르면 오는 5일 이사회를 열어 키코 분쟁조정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이사회는 금융감독원의 키코 배상 권고안을 검토해왔으나 6개월째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수락 여부를 통보하는 기간을 5번이나 연장했을 정도다.

이사회 내부에서는 회신 기한이 이달 8일로 돌아온데다 결정을 더 미루기도 부담스러워 이번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키코 배상은 은행 이사회가 전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이사회 일정이나 안건 등은 알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성웅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작년말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불완전판매 배상 결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키코 상품 분쟁조정위원회는 판매 은행들이 손실액의 15∼41%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은행법 위반 아니다” vs “배임 가능성 부담”

신한은행의 일부 사외이사가 제기했던 은행법 위반 우려는 일단 사라진 상태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은행이 정해진 절차와 범위 안에서 키코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면 은행법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유권해석을 통해 신한 이사회가 움직일 명분을 준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장 예민한 지점은 배임 가능성이다. 금융위가 은행법 위반이 아니라도 유권해석을 내놓더라도 배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키코는 민법상 소멸시효(10년)가 끝나 배상 의무가 없다.

금감원은 “당연히 지급해야 할 배상금을 뒤늦게 지급하는 것이고 은행의 공공적 성격을 고려하면 배임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주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 있는 경영진이나 이사회로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법률전문가 출신 사외이사가 배임 가능성을 놓고 보수적이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코 배상이 이번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금감원은 은행권이 조정을 받아들이면 나머지 145개 피해기업도 자율조정(합의 권고) 방식으로 분쟁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은행권이 추가배상할 금액은 2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전 은행권이 분담하는 구조라 금전적인 부담이 큰 것은 아니라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신한 결정 쳐다보는 금융권

다른 은행들은 신한의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리딩뱅크’로서 상징성이 있는데다 배상규모도 가장 크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한이 어떤 결정을 하든 나머지 은행은 자연스럽게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키코 배상은 윤석헌 금감원장의 입지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취임 직후 키코 전면 재조사를 지시했고, 키코 배상 권고를 하면서 스스로 가장 잘한 일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관심을 보이는 사안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키코 사태를 ‘금융 분야 3대 적폐’ 중 하나로 규정해 은행권의 배상을 촉구했다.

금감원은 일단 신한을 포함한 은행의 자율 결정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이 작년 말 분조위의 배상권고 결정이 난 뒤 6개월간 충분한 검토를 했고 (또 결정이) 미뤄진다면 150개 안팎의 피해 기업에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며 “은행의 공공성을 고려해 대승적으로 결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키코는 은행이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전 국내 수출 중소기업에 집중적으로 판매한 파생 상품이다. 금융위기 당시 환율이 치솟으며 이 상품에 가입했던 업체 수백 개사가 3조원대 손실을 봤다. 일부 기업들은 키코 탓에 문을 닫았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신한·우리·산업·하나·대구·씨티은행이 불완전판매 책임이 있다고 보고 일성하이스코와 남화통상·원글로벌미디어·재영솔루텍 4개 업체에 대해 손실액의 15~41%를 배상하라고 권고했다. 배상금액은 신한은행 150억원, 우리은행 42억원, 산업은행 28억원, 하나은행 18억원, 대구은행 11억원, 씨티은행 6억원 순이다. 우리은행은 배상에 나섰지만, 씨티와 산업은행은 거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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