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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기획재정부가 청와대 지시로 박근혜 정부 때 선임된 KT&G 사장을 교체하려 했다가 무산됐다 등 전직 사무관의 내부 폭로에 대해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폭로 내용이 공무상 비밀에 해당할 경우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내부고발자에 대한 법적 대응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신재민 전 사무관은 KT&G 건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파악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며 “여러 가지 법적 검토를 거쳐 요건에 해당한다면 적절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신 전 사무관은 지난 29일 공개한 12분 32초 분량의 유튜브 동영상에서 `청와대가 KT&G 사장을 바꾸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폭로를 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KT&G 사장을 바꾸려 한다는 문건을 입수했다는 지난 5월 MBC 보도의 제보자는 나”라며 “해당 문건은 차관에게까지 보고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30일 유튜브 동영상에서는 청와대가 국고채 규모를 4조원 정도 확대해 적자국채를 발행하라고 압박했다는 주장도 했다.
내부고발 행위는 경우에 따라 형사책임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업무상 비밀 누설죄와 공무상 비밀 누설죄 등이다. 신 전 사무관의 경우 공무원 출신으로 폭로 내용이 공무에 해당하기 때문에 만약 형사책임을 지게 된다면 공무상 비밀 누설죄일 가능성이 높다. 형법 제127조에 따르면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에 자격정지에 처한다.
쟁점은 신 전 사무관의 폭로가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느냐 여부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직무상 비밀은 반드시 법령에 의해 비밀로 규정되거나 비밀로 분류·명시된 사항에 국한되지 않고 그 내용에 따라서도 비밀이 될 수도 또는 비밀이 아닐 수도 있다. 즉, 신 전 사무관의 폭로처럼 해당 문건에 `대외 조심`이라는 문구가 붙었다고 반드시 공무상 비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공무상 비밀 누설죄는 기밀 그 자체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누설로 인한 국가 기능을 보호하기 위함에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심 전 사무관의 폭로가 진실로서 국가 기능에 이득이 된다고 사법당국이 판단한다면 형사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
김한규 법무법인 공간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공무상 비밀 누설죄에 대해 지금까지 판례는 비밀의 범위를 좁게 해석해 처벌하지 않는 것이 대체적인 추세였다”면서 “다만 심 전 사무관의 경우는 폭로 내용이 공무상 비밀인지 아닌지 사법당국의 판단을 받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부고발자에게 형사처벌의 책임을 묻는 것이 과연 적절하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공익신고자보호법 제14조에 따르면 공익신고 등의 내용에 직무상 비밀이 포함된 경우에도 공익신고자 등은 직무상 비밀 의무를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내부고발자에게 형사책임을 지우는 것은 그 자체로 공익신고 행위에 재갈을 물리는 것과 같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영기 호루라기재단 이사장은 “심 전 사무관의 경우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는 공익적 내부고발자인지 파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그 전부터 정당한 내부고발자에게 형사책임을 지게 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는데 형사책임을 최소화하는 등 법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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