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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9시03분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 개점시간인 10시30분을 1시간여 앞둔 이른 시각, 어머니와 함께 매장을 찾은 직장인 이선우(32·경기 일산) 씨가 ‘번호표 1번’을 받아들었다. 이씨가 이곳을 찾은 시각은 전날 오후 7시께. 역사에서 14시간 노숙까지 해가며 기다린 것은 일명 ‘평창 롱패딩’이다.
아들 옆에서 번호표 2번을 받아든 채 환하게 웃고 있던 오진아(67) 씨는 “이거(번호표) 받으려고 찬 바닥에서 얼마나 잠을 설쳤는지 모른다”며 “그렇게 그게(평창 롱패딩) 따뜻하다는데, 죽을 때까지 이날을 못 잊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인파 몰린 잠실역…‘패딩 인기’에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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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물량이 풀릴 것으로 예고된 롯데백화점 잠실점 앞은 ‘아수라장’이 됐다. 21일 오후 7시부터 잠실역 3번 출구 앞으로 인파가 몰리더니 자정을 넘기자 긴 ‘인간띠’를 이뤘다. 새벽 내내 몰린 인파는 22일 오전 6시께 1000명을 넘어섰다. 이날 롯데백화점이 잠실점에 배치한 패딩은 총 1000장. 롱패딩 구매수량을 1인당 1장으로 제한한 점을 떠올리면 22일 날이 채 밝기도 전에 모든 제품이 동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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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부터 시작된 번호표 배부는 35분 뒤 1000번을 끝으로 끝났다. 오전 10시30분 1번부터 5명씩 에비뉴엘 지하 1층 평창 팝업스토어로 입장을 시작했다. 가장 많은 고객이 손에 집은 색상은 ‘블랙’이었다. 1번과 2번 고객이 고른 상품도 블랙 S사이즈. 재고 1000개 중 443개가 블랙이었지만 가장 빠르게 품절됐다. 원하는 색상이 없어도 일단 사고 보겠다는 고객이 많아 화이트와 차콜그레이 상품도 금세 동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능을 보는 동생에게 패딩을 선물하기 위해 전날부터 밤을 새웠다는 박한샘(30·경기 안산) 씨는 “시험공부를 하느라 고생한 동생에게 따뜻한 옷을 사주고 싶었다”며 “시간이 흘러도 기억에 남을 만한 선물 같다. 다음 기회에는 내 것도 구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패딩 신드롬 확산…롯데百 “추가 판매 계획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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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24일부터 부산본점과 광복점, 대구점, 대전점, 창원점, 울산점, 광주점에서도 평창 롱패딩 판매에 들어간다. 같은 날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 동부산점과 롯데아울렛 수원점도 판매를 시작한다. 오는 30일에는 잠실 에비뉴엘에서 평창 롱패딩 판매를 재개한다. 평창 롱패딩 가격은 14만9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