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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워싱턴 D.C.에서 가상자산 업계가 개최한 당선 축하 행사를 기념해 해당 코인을 출시했다. 밈 코인은 패러디나 농담 등에 기반해 만들어지는 투기적 성격의 가상자산이다. 19일에는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밈 코인도 나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에 힘입어 10달러 미만에서 출발한 트럼프 코인은 한때 7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날은 상승분을 대거 반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친(親)가상자산 행보를 보여주면서 시장에선 그가 취임일 가상자산 관련 새로운 정책을 발표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됐다. 앞서 일부 외신은 그가 가상자산을 국가 ‘우선순위’로 지정하고 국가 전략 비축자산으로 정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가상자산과 관련된 행정명령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와 별개로 트럼프 일가가 지원하는 탈중앙화금융(DeFi) 업체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은 이날 210억개의 토큰(블록체인 기반 자산)을 판매해 설립 당시 목표인 10억달러(약 1조 4300억원) 모금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WLF는 시장 수요와 관심을 이유로 토큰 50억개를 추가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밈 코인 출시나 WLF 출범을 두고 가상자산 업계에서도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홍콩에 기반을 둔 독립적인 가상자산 분석가 저스틴 디아네탄은 “또 하나의 ‘트럼프 쇼’로도 볼 수 있지만 공식적인 트럼프 코인의 출시는 윤리적, 규제적 문제를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전문 변호사 프레스턴 번은 “밈 코인으로 인해 누군가는 돈을 잃을 것이고 누군가는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면서 “순전히 정치적인 관점에서 밈 코인 출시는 엄청난 자충수”라고 말했다.
한때 가상자산에 비판적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운동에선 가상자산 친화 행보를 보여줬다. 이는 코인베이스와 리플 등 가상자산 업계로부터 막대한 후원금 등 강력한 지지를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업체들은 규제 대상이 됐던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과 달리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가상자산의 ‘황금기’를 만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