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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 큰 파급력을 미칠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제도의 현장 안착 문제는 물론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결정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는 등 경총에 닥친 현안이 한가득인 가운데, 콩가루가 된 집안부터 수습해야 할 처지에 놓여 경영계의 큰 근심을 사고 있다.
경총 내홍, 전·현직 부회장 둘러싼 폭로전 비화
2일 김영배 전 경총 상임부회장은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언론의 ‘경총 사업수익 빼돌려 거액 비자금 조성’ 보도와 관련해 해명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사업수입을 이사회나 총회 등에 보고하지 않고 별로로 관리하면서 이 중 일부를 임직원 격려금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김 전 부회장은 2004년 경총 부회장에 임명된 이후 수차례 연임하면서 14년간 재직해온 인물이다. 그런 그가 재직 기간 일부 사업수입을 몰래 빼돌려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직면하면서 해명에 나선 것이다.
이번 의혹 제기의 배후로 경총은 송 전 부회장을 지목하고 있다. 김 전 부회장에 이어 지난 4월 임명된 송영중 부회장은 최저임금 산입 범위와 관련해 노동계에 동조한 의견을 제시해 논란을 빚은 뒤 장기간 재택근무를 하면서 잡음을 키운 끝에 오는 3일 경총 임시총회에서 해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송 부회장은 해임을 결정할 임시총회 날짜가 정해진 직후 경총을 ‘적폐세력’으로 지목하면서, “경총 안에 이사회에 보고되지 않은 사업이 많고, 그 수입이 어디에 쓰였는지 알 수 없다”며 경총 내부에서 회계 비리가 저질러졌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이에 경총 사무국과 김 전 부회장은 “일부 사업수입을 이사회나 총회 등에 보고하지 않고 별도로 관리하면서 이 중 일부를 임직원 격려금 지급에 사용한 것은 사실이나, 김 전 부회장 사무실 내 대형 철제금고 안에 거액의 현금이 있었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는 사실무근”이라며 “하드디스크, 문서 파기 등의 작업도 정례적인 것으로 불법행위와 관련한 증거를 인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경총은 김 전 부회장이 취임한 2004년 이후 그동안 90여명에 이르는 사무국 임직원에게 격려금(특별상여금) 명목으로 월 기본급의 최대 300% 정도를 연간 3∼4차례에 나눠 지급했다. 연구·용역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금 중 사업비로 쓰고 남은 금액과 일반 예산에서 일정 부분을 추가 부담해 연평균 8억원가량을 전체 직원들에게 성과급 성격의 특별상여금으로 지급했다는 것이다.
이에 경총이 기업안전보건위원회 활동과 관련한 사업비를 전용하거나 기업들의 단체교섭 위임 사업과 관련해 받은 수입을 빼돌리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격려금 등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김 전 부회장의 뒤를 이어 취임한 송 부회장이 발견해 5월 말 손경식 경총 회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총은 올해 2월에도 총회 직후 격려금을 지급했으나 5월 초로 예정됐던 격려금은 송 부회장의 제지로 지급되지 않았다.
경총은 이에 대해 “우리 조직의 재정 규모와 단체 성격상 사무국 직원들에게 다른 경제단체 수준의 연봉을 지급하기는 어려워 매년 우수 인력의 이탈과 사기 저하가 고질적인 문제였다”며 “이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일반회계, 용역사업, 기업안전보건위원회 회계에서 일정 부분을 분담해 연간 월 급여의 200∼300% 내외의 상여금을 지급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송 부회장에게도 이런 사항을 보고했고, 향후 보완키로 했다”며 “송 부회장이 임명한 내부 감사팀장의 감사 결과에서도 특별상여금 지급의 필요성은 인정하되 그 방식을 더 합리적으로 개선하도록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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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경총 내분의 불씨가 가라앉기는커녕 점점 더 큰 논란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경영계에 핵폭탄급 파급력을 미칠 여러 현안을 경총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기업들의 근심도 커져만 가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최저임금 인상률 결정 △근로시간 단축 현장 안착 △남북 경제 협력 및 교류 활성화 △고용 시장 악화 △산업 구조조정 등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 논란 등 주요 쟁점은 물론 청와대에선 경제 성적 부진에 문책성 인사를 단행하며 경제 라인을 재정비하는 등 긴박한 상황에 맞춰 경총이 해야 할 일이 무궁무진한데, 집안 수습부터 해야 할 처지가 됐으니 경영계를 잘 대변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문제는 경총 내분 사태가 조기에 종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총 내부 사정에 밝은 또 다른 관계자는 “송 부회장의 거취 문제로도 시끄러웠던 판국에 김 전임 부회장에 대한 회계부정 의혹까지 벌어지면서 사태 수습이 어려워졌다”며 “향후 양측의 법정 공방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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