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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로 본 경제심리는 개선세…정치가 가장 큰 '걸림돌'

장영은 기자I 2025.01.21 16:34:26

한은 뉴스심리지수, 이달 들어 장기평균 근처서 등락
비상계엄 직후 최악 국면 지났지만 ''정치 리스크'' 여전
고용·수출 둔화도 우려…"재정정책 통한 경기부양 필요"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빅데이터를 통해 본 국내 경제심리지수가 이달 들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비상계엄과 항공기 참사가 발생한 지난해 12월 ‘최악의 국면’에서는 벗어난 모습이지만, 이전으로 회복하기 위해선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고용 부진과 수출 둔화에 대한 우려도 완화돼야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사건 3차 변론기일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 경찰들이 출입을 통제하며 경계 근무를 강화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뉴스를 통해 국민의 경제 심리를 측정하는 뉴스심리지수(NSI)는 지난 19일 100.6을 기록했다. 이는 심리의 낙관과 비관을 구분하는 기준선인 장기평균(2005~2024년)인 100을 웃도는 수준이며, 지난해 11월 월간 지수와 같다.

NSI는 한은이 국내 50여개 언론사의 경제 기사 표본 문장을 매일 1만개씩 추출해 인공지능(AI)을 통해 긍정·부정·중립 감정을 분류하고 각 문장 수 차이를 계산해 지수화한 것이다. 매일 새로 생성되는 뉴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일일 지수는 변동폭이 크기는 하지만, 이벤트 등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을 포착할 수 있어 속보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일별 NSI는 지난 7일 101.21을 기록하며,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으로 장기평균인 100을 넘어선 이후 98 이상에서 등락하며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일 92.74였던 NSI는 비상계엄이 선포 사태 직후인 4일엔 87.54로, 10일엔 77.08로 급락했다. 제주항공 참사(12월 29일 발생)를 전후해서는 지난달 28일 91.12에서 29일 88.57, 30일 84.02, 31일 82.6으로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70대까지 급락했던 심리지수가 장기평균 근처까지 오른 것을 두고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나 비상계엄 충격 이전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1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작년 12월에 비해서는 반등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중요한 건 급락하기 이전 시점으로 회복할 수 있느냐인데 여기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심리 급락에 큰 영향을 준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현재 상황을 보면 쉽지 않고, 지난달 고용 쇼크가 온데다 설 명절 수요도 탄핵 사태 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인 수출 둔화가 현실화하고 있는 점도 심리 회복의 걸림돌이다. 관세청은 이날 지난 1~20일 통관 기준 수출액이 316억달러(약 45조 5000억원)로 전년동기대비 5.1% 줄었다고 밝혔다. 수출은 올해 1분기까지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조속한 정치 프로세스 안정을 통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 재정 정책이 적기에 이뤄지는 것이 현 상황에서 경기 하강과 경제 심리의 추가 하락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와 관련해서는 재정정책을 더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통화정책의 경우 환율과 가계 부채 등의 제약요인이 있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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