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AI 검색
AI

메모리 '빅4' 실적시즌 개막…AI거품 논란 속 '시험대'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정유 기자I 2026.10.27 09:37:02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28일 SK하닉 시작으로 삼성·日키옥시아·中창신 발표
4사 시가총액 2조불 넘어, 매출·영업이익 호실적 기대
"대규모 자금 투입에도 미래 수익 가능할까" 시장 의문도
시장선 '슈퍼사이클 9년 더 갈 것', 공급부족에 창신 기회도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이번 주 인공지능(AI) 투자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시험대에 오른다. 연이어 이어지는 실적 발표와 투자자 질의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시장 향방을 좌우하는 동시에, AI 산업 전반의 전망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8일 SK하이닉스(000660)를 시작으로 삼성전자(005930), 일본 키옥시오홀딩스, 중국 창신메모리(CXMT) 등이 이번 주 차례로 실적을 발표한다. 이들 4개사의 시가총액만해도 합계 2조 달러(약 2650조 4000억원)를 상회한다. 시장에선 4개사 모두 매출과 이익이 몇 배씩 늘어나는 놀라운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도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반도체 공급 부족의 결과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하지만 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투자자들의 경계심에 직면해 있다. 차입 비용 상승과 막대한 투자 계획이 미래의 수익을 앞지를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오라클이 뉴멕시코 데이터센터 지연에 대비해 불가항력 조항을 발동한 이후, 업계 전반에서 채권 스프레드(국채와의 금리차)가 확대됐다.

또한 데이터센터 전문기업 코어위브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회사채 금리도 치솟았다. 엔비디아가 투자한 피르머스 그리드도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했다. 영국 IPO 후보 엔스케일도 마이크로소프트(MS)가 현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발을 빼면서 상장 계획에 압박을 받고 있다.

글로벌X매니지먼트의 빌리 렁 투자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에 “메모리는 AI 수요를 실시간으로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라며 “이번 실적이 AI 거품 논쟁에 마침표를 찍지는 못하더라도, 해당 열풍이 실제 주문에 기반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알파벳, MS, 아마존 등 세계 최대 AI 투자 기업들의 실적 발표과도 시기가 겹친다. 이들의 실적 발표는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장비에 쏟아부은 막대한 자금이 향후 충분한 수익을 창출할 것이란 AI 기술 기업들의 믿음을 검증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메모리 투자자들에게 채권과 IPO 시장의 불확실성은 과거의 호황·불황 사이클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주는 모양새다. 업계에서 경기 순환상 정점에 다가서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단 의미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6월 고점 대비 대략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필립 울 레일리언트글로벌어드바이저스 포트폴리오 운용 책임자는 “‘고삐 풀린 낙관론’의 시대가 펀더멘털에 대한 철저한 검증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며 “이 테마에서 쉽게 돈을 버는 시기는 끝났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같은 불안감에 대해선 시장의 해석은 다소 엇갈린다. 일부 분석가들은 최근의 매도세가 성급하다고 일축하며 향후 몇 달 내 자사주 매입, 배당 등 주주환원 확대 조치가 반등의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이종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2분기에 주가가 반등해 신고가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맥쿼리 애널리스트들도 “공급 과잉이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 공급 부족 상태라고 보고 있다”고 했고, 씨티그룹의 피터 리 애널리스트 역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기존 예상보다 긴 9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적인 컴퓨팅 자원 구축 경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고 있다. 양사는 전 세계 D램 매출의 약 60%,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KB증권은 양사가 2026~2027년 합산 1571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지난 26년간의 누적 이익의 두 배에 해당한다.

예상되는 성장의 상당 부분은 이미 수주 잔고에 반영돼 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내년 메모리 생산 계획 물량의 70% 이상이 5년 공급 계약으로 확보돼 있고, 스마트폰·PC 제조사 등 다른 고객사에게 돌아갈 수 있는 물량은 30%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구조가 중국 창신메모리에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창신메모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정면으로 경쟁할 노하우를 쌓기 위해 범용 D램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제 투자자들이 면밀히 살펴볼 부분 중 하나는 메모리 기업들의 생산능력 확대 계획”이라고 짚었다.

샌디스크와 생산 합작법인을 운영하는 일본의 키옥시아도 9월 분기 영업이익이 2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관건은 낸드의 극심한 가격 변동성으로부터 회사를 지켜줄 ‘장기 계약’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데이브 마자 라운드힐인베스트먼츠 최고경영자(CEO)는 “빅4가 수주 잔고가 기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계약으로 확보돼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 메모리 정점 논쟁은 1년 뒤로 미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