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도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기준으로 지금은 통화정책보단 재정정책의 증시 영향력이 더욱 큰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
이 같은 디커플링 현상이 국내 투자자들을 해외 증시나 가상화폐 시장으로 이탈하도록 부추겼다는 평가다. 다만 올해는 작년처럼 극단적으로 국내 증시만 소외되는 상황이 반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간 비우호적인 여건들이 대부분 가격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최 센터장은 “연초에는 낮아진 가격 매력이 부각하며 작년 말 대형주 위주로 낙폭 과대주의 반등이 예상된다”며 “현재 국내 증시가 밸류에이션상 과거 데이터 기준 저점 부근인 만큼 상승 재료만 유입된다면 폭발적인 상승을 기대해 보는 것도 전혀 무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코스피가 대세 상승 흐름을 타는 과정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는 게 최 센터장의 설명이다. 20일(현지시간) 임기를 시작하면서 글로벌 증시 내 주도 섹터의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조금 및 규제 정책이 비우호적으로 전개가 될 가능성이 높은 2차전지는 예전처럼 확장 국면으로 변화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폐지하겠다며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국내 2차전지주가 급락했다. 또한 파리기후 협약도 탈퇴하기로 하면서, 태양광 등 친환경 관련주도 줄줄이 약세를 나타낸 바 있다.
이에 반대로 조선과 전력기기 섹터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수혜 가능성이 높다고 최 센터장은 부연했다. 이밖에 트럼프 행정부와는 별개로, 주도주였던 AI가 이제는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시장의 시선이 이동하고 있어 관련 모멘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최 센터장은 올해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를 2336포인트에서 3091포인트 사이로 제시했다. 상·하단이 넓은 양상이 보일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여러 불확실성의 확대와 주요 경제 기관들의 예상 성장률 하향 조정을 고려했다”면서도 “밸류업 프로그램이 지속되고 있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계속 하락하는 추세고, 시가총액 증가 속도에 비해 지수 상승 속도가 더딘데, 이러한 부분들만 개선된다면 경기가 특별히 좋지 않아도 국내 증시의 상승 여력이 높다고 보기 충분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