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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발표는 공장 건설업체의 계획에 차질을 빚고 미국 제조업을 되살리려는 수년간의 정부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네셔널 리사이클링 그룹(IRG)은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에 4년간 준비해 온 3억달러 규모의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 건설을 취소했다. IRG는 취소 이유로 원자재와 수입기계에 부과된 관세로 “예상보다 훨씬 높은 프로젝트 개발 비용이 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연방정부가 지난해 조건부로 승인한 1억 8200만달러의 대출보증을 확보하는 것이 지연된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해당 공장은 지역에 약 2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었다.
예정대로 공장 건설을 진행되더라도 상승한 건설 비용이 소비자물가에 전가되며 미국 물가상승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지붕재 제조업체인 IKO노스아메리카는 미국에 5개 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기존 계획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데이비드 코시츠키 CEO는 “텍사스에 막 완공된 공장은 이제 금속 지붕재를 제조하는 데 사용하는 강철 가격이 상승한 상황에 직면했다”며 “현재 건설 중인 다른 공장 또한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은 기계장비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프로젝트들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지만, 그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탁시트를 만드는 어스브리즈는 600만달러를 들여 켄터키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벤 스미스 어스브리즈 최고운영책임자는 관세로 인해 비용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 프로젝트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제조업을 미국으로 다시 되돌리며 실제로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미국에 진입하는 데는 추가적인 진입 장벽이 생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건설회사인 스칸스카는 금속패널, 금속 스터드, 구조용 철강 등의 비용이 향후 1년 동안 약 20~3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배관 장비 가격은 최대 10%, 석고보드는 20% 오를 수 있으며 발전기, 냉난방(HVAC) 장비, 지붕재, 단열재 등 전기관련 장비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가 기업들이 국내에서 생산된 상품을 더 많이 조달하도록 동기를 부여해 미국 제조업을 부흥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CBS 방송에서 관세정책 “수조달러 규모의 공장이 미국에 건설될 것”이라며 “미국은 미국에 투자하는 사람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스칸스카에서 공급망 전략을 총괄하는 톰 파크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부합하는 일부 제품은 이번 관세에서 면제되지만, 미국에서 제조된 장비조차도 수입부품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된 산업용 냉각기만 보더라도 중국산 전선, 캐나다산 철강, 인도산 배관, 멕시코산 하니스와 팬 코일, 독일산 모터, 페루산 구리, 한국산 전자부품 등이 사용된다.
건축설계획사 웨어 말콤의 지역 부사장 케빈 에번햄은 높아진 비용으로 일부 프로젝트는 아예 추진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공장 건설비가 평방피트당 100~200달러 수준일 경우, 지붕재 비용이 평방피트당 5달러 늘어나는 것만으로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