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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5000원 건물주 꿈 열었던 펀블, 결국 문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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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서 기자I 2026.05.04 17:14:02

부동산 STO 1세대 펀블, 14일 서비스 종료 선언
잠실 시그니엘 등 랜드마크 조각투자 선도했지만
금융위 수익증권 투자중개업 인가 취득 실패해
상장 부동산 공매 진행…연내 정리 절차 마무리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5000원으로 잠실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건물주 되기’를 실현했던 1세대 부동산 STO(토큰증권발행) 플랫폼 펀블이 결국 문을 닫는다. 자산가 전유물로 여겨졌던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개인 참여 길을 열며 시장을 개척했지만 금융당국의 제도화 문턱은 넘지 못했다.

펀블이 지난 2022년 선보였던 1호 부동산 STO 상품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1호'. (사진=펀블)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펀블은 이달 14일 공식 플랫폼 앱 서비스를 종료한다. 앞서 지난달 30일 거래 플랫폼 운영을 중단했으며 현재 수익증권 거래와 신규 입금 등 주요 서비스는 모두 중지된 상태다. 플랫폼 종료 이후에는 고객센터만 운영된다.

펀블은 금융위원회가 신설한 ‘수익증권 투자중개업’ 인가를 취득하지 못하면서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해당 인가는 비금전신탁 기반 조각투자 사업을 제도권으로 편입하기 위한 이른바 ‘스몰 라이선스’로, 펀드 투자중개업과 동일하게 자기자본 10억원 이상을 요구한다. 펀블은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2019년 ‘펀드블록글로벌’로 출범한 펀블은 2021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부동산관리처분신탁 수익증권을 전자등록 방식으로 발행하고,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을 활용해 거래하는 구조를 구현했다. 투자자는 5000원 단위로 참여해 임대수익을 월 배당 형태로 받고, 자산 매각 시 차익을 공유하는 구조다.

서비스 종료 이후에는 기존 투자 자산에 대한 정리 절차가 진행된다. 현재 상장된 ‘해운대 엘시티’와 ‘현대테라타워’는 공매를 통해 매각된다. 펀블은 오는 7월까지 낙찰자를 선정하고 9월까지 처분 수익을 확정한 뒤, 연내 청산 대금을 지급하고 수익증권을 말소할 계획이다. 그간 지급되던 월 배당은 중단되며 미지급분은 최종 처분 수익에 반영된다. 투자자 자금 출금은 계좌관리기관인 SK증권을 통해 가능하다.

펀블 측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기간 동안 고객 신뢰 속에 성장해왔지만 제도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며 “고객 재산권 보호를 최우선으로 모든 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펀블은 카사코리아, 루센트블록 등과 함께 국내 부동산 STO 시장을 연 1세대 조각투자 사업자로 꼽힌다. ‘조각투자’와 ‘STO’ 개념이 자리잡기 이전부터 고가 부동산 투자 기회를 개인으로 확장시키며 시장 형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회사는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부산 해운대 엘시티 등 랜드마크 자산을 상품화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례를 단순한 사업 철수를 넘어 제도화 과정의 한 단면으로 해석하고 있다. 제도 밖에서 새로운 투자 방식을 실험하며 산업 초기 기반을 다진 사업자가, 정작 제도권 진입 단계에서는 탈락하는 ‘역설’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펀블은 조각투자 개념을 시장에 안착시키고 부동산 투자 접근성을 개인까지 확장시킨 상징적인 플레이어”라며 “제도화 과정에서 일정 부분 역할과 공로를 반영해 연착륙을 유도할 필요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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