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제테마(216080) 회장은 최근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전 세계 미용성형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스킨부스터는 아직 제도권 시장이 사실상 비어 있다”며 “제품이 아니라 시장을 먼저 만드는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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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50% 시장인데 스킨부스터는 ‘0’
22일 제테마에 따르면 회사는 한미약품과 손잡고 미국 스킨부스터(일명 물광주사)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필러나 보툴리눔 톡신처럼 수년이 걸리는 허가 절차를 기다리기보다 이미 미국 규제 기반을 확보한 히알루론산(HA) 자산과 주입기기를 결합해 시장부터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과거 국내에서 물광주사라는 새로운 시술 카테고리를 만들어낸 경험을 미국에서 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제테마는 한미약품 관절염 치료제히알루마를 미용용 스킨부스터 리바인(Re Vine)으로 재해석해 미국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제테마 미국법인을 중심으로 메디컬스파(Medspa) 채널을 공략한다. 출시 시점은 올해 3분기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에서는 스킨부스터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수요는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리쥬란 등 해외 사례를 통해 피부에 직접 주입하는 보습·탄력 시술 개념이 확산됐다. 하지만 정작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제품은 거의 없다.
김 회장은 이를 “시장 공백”으로 규정했다. 그는 “기존 방식대로라면 필러나 톡신 허가를 받기까지 4~5년이 걸린다”며 “그동안 시장은 계속 커지는데 제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전략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필러와 스킨부스터 비중은 통상 8대2 수준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는 미국 시장이 사실상 ‘0’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미국이 전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스킨부스터가 본격 도입될 경우 시장 구조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 회장은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이미 체감상 스킨부스터 비중이 30~40%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미국만 열리면 판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절염 치료제를 미용으로”…한미약품 HA 주목
제테마가 선택한 해법은 이미 허가된 자산의 재해석이다. 관절염 치료제에 쓰이는 비가교(Non Crosslinked) 히알루론산을 미용 영역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이 HA는 필러와 동일한 원료 기반이지만 점도와 지속기간이 낮은 대신 피부에 얕게 주입할 경우 수분감과 탄력을 부여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국내 물광주사 역시 이 같은 개념에서 출발했다.
특히 미국에서 관절염 치료제로 FDA 허가를 받은 HA 제품은 극히 제한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허가를 보유한 제품은 한미약품을 포함해 3개 수준에 불과하다.
김 회장은 “이미 허가와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GMP) 기준을 충족한 자산을 활용하는 만큼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출처가 불분명한 제품이 아니라 FDA 기반 자산이라는 점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프라벨(Off Label) 사용은 의료현장에서 허용되는 범위”라며 “미국은 제조물책임이 강한 시장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기반이 없는 제품은 진입 자체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고분자라서 총이 필요하다”…주입기기가 시장을 만든다
이번 전략의 또 다른 축은 주입기기다. 스킨부스터는 단순히 약물만으로 구현되지 않는다. 히알루론산은 고분자 물질이기 때문에 피부에 바르는 방식으로는 거의 흡수가 이뤄지지 않는다. 일정 깊이에 균일하게 주입해야만 효과가 나타난다.
김 회장은 “고분자 HA는 피부 장벽 때문에 그냥 바르면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며 “너무 얕으면 튕겨 나오고 너무 깊으면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에 정확한 깊이로 넣는 기술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물광주사는 주사기가 아니라 건(총)이 필요한 시술”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 회장은 과거 국내 시장에서 이 구조를 통해 물광주사 시장을 열었다. 관절염 치료제용 HA 용액과 더마샤인과 같은 멀티니들 자동 주입기기를 결합해 새로운 시술 개념을 정립했다.
이번 미국 전략에서도 동일한 방식이 적용된다. 제테마는 한미약품의 HA 자산과 함께 FDA 허가 이력을 가진 주입기기를 확보했다. 해당 장비는 국내 엔지니어가 개발해 미국 FDA 승인을 받아놓고도 상용화되지 않았던 제품으로 이를 사업화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김 회장은 “솔루션(HA), 기기(건), 시술 방식까지 세 가지 퍼즐이 모두 맞춰졌다”며 “이 조합만으로도 시장을 여는 데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제품보다 유통”…미국 시장 여는 교두보 전략
이번 사업의 핵심은 제품이 아니라 유통이다. 기존에는 제품 개발과 FDA 허가 이후 시장에 진입하는 구조였다면 제테마는 이미 허가된 자산을 활용해 병원과 메디컬스파 유통망을 먼저 확보한 뒤 자사 제품을 얹겠다는 전략이다.
김 회장은 “미국 병원에 시술 방식과 브랜드를 먼저 심어 놓으면, 이후 제품을 얹는 것은 훨씬 쉬워진다”며 “스킨부스터는 단순한 품목이 아니라 미국 시장 전체를 여는 교두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광주사도 처음에는 없던 시장이었지만 솔루션과 기기, 시술법을 묶어 하나의 카테고리로 만들면서 열렸다”며 “미국 스킨부스터 역시 수요는 이미 존재하고 제도와 제품만 비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시장은 누가 먼저 정의하느냐의 싸움”이라며 “이번에도 그 흐름을 선점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 회장의 인터뷰 일문일답.
△ 미국 스킨부스터 사업을 새로 구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미국은 전 세계 미용성형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스킨부스터는 아직 제대로 열린 시장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이미 스킨부스터가 뭔지 알기 시작했고 리쥬란 이슈 등을 거치면서 메디컬스파나 병원 현장에서는 관련 수요가 분명히 커지고 있다. 그런데 정작 허가받은 제품은 없다. 저는 여기서 생각을 바꿨다. "필러나 톡신 허가를 4~5년 기다릴 게 아니라 지금 당장 미국에서 팔 수 있는 방식으로 먼저 시장을 열 수 없을까"라고 본 것이다. 결국 핵심은 제품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시장을 먼저 만드는 데 있다고 판단했다.
△ 그 해법으로 한미약품과 연결된 배경은 무엇인가.
-제가 예전에 해봤던 방식에서 힌트를 얻었다. 2010년에 휴메딕스를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에 넘기고, 필러 허가가 나기 전까지 2년 정도 공백이 있었다. 그때 "이 기간에 그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고 관절염 치료제에 쓰이는 HA를 가지고 미용 쪽으로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러다 나온 게 물광주사였다. 관절염 치료제에 들어가는 논크로스링킹 HA는 필러 성분과 본질적으로 같다. 다만 크로스링킹이 안 돼 있어서 점도가 낮고 유지 기간이 짧다. 대신 피부에 얕게 넣으면 한동안 피부를 팽팽하게 만들어주는 효과를 줄 수 있다. 이걸 보고 “아, 이건 미용으로 풀 수 있겠다”고 본 것이다. 미국에서도 똑같이 접근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자산을 찾다 보니 한미약품과 연결된 것이다.
△ 물광주사는 직접 만든 개념이라고 봐도 되나.
-그렇다. 당시 의사들과 같이 현장을 돌면서 실제로 시장을 만든 경험이다. 그냥 아이디어 차원이 아니었다. 관절염 치료제용 HA 솔루션을 가지고 이를 피부에 균일하게 주입할 수 있는 기기와 결합해 시술 개념을 만든 것이다. 지금 병원 가면 너무 당연한 시술처럼 보이지만 당시에는 그런 시장 자체가 없었다. 쉽게 말해 “관절염 치료제를 미용 솔루션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그걸 의사들과 같이 병원 현장에서 설명하고 시술법을 만들고 기기와 결합하면서 물광주사라는 시장이 열린 것이다.
△ 당시 물광주사에는 어떤 기기가 활용됐나.
-총 모양처럼 생긴 장비 앞에 여러 개의 바늘이 달려 있어서 용액을 피부에 일정하게 쏴 넣는 방식의 주입기기를 이용했다. 손으로 한 방울씩 넣는 것보다 훨씬 균일하고, 시술 속도도 빠르다. 중요한 건 피부 장벽이다. 단순히 바르면 고분자 HA는 절대 안 들어간다. 그래서 일정 깊이로 넣어줘야 한다. 너무 얕으면 튕겨 나오고 너무 깊으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결국 솔루션과 기기, 그리고 시술 방식이 같이 맞아떨어져야 했다. 그걸 맞춰서 시장에 처음 풀었던 경험이 있다.
△ 이번 미국 스킨부스터 구상도 그 연장선으로 보면 되나.
-그렇다. 미국에는 스킨부스터 수요는 올라오는데 허가받은 제품은 비어 있다. 저는 그걸 보면서 예전 물광주사 때와 똑같은 장면을 본 것이다. “아, 또 시장 공백이 있구나. 이건 누가 먼저 정의하느냐의 싸움이구나”라고 본 것이다. 그래서 미국에 이미 허가 기반을 갖춘 관절염 치료제용 HA 자산을 활용하고, 주입기기와 결합해 스킨부스터 시장을 먼저 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 한미약품과는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한미약품 쪽에도 미국 GMP를 갖춘 관련 제품이 있고 미국에서 활용 가능한 자산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래서 제가 (한미약품) 대표를 만나 “미국 미용시장 안에서 스킨부스터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로 열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스킨부스터가 아직 없기 때문에, 누가 먼저 소비자와 병원에 이 개념을 심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한미약품 자산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본 것이다.
△ 한미약품과의 협의는 어떻게 진행됐나.
-미국 GMP가 걸린 자산이고 만약 문제가 생기면 회사 입장에선 부담이 크기 때문에 내부 검토가 굉장히 신중했다. 몇 달 동안 계약서를 주고받으면서 검토가 이어졌다. 작은 거래가 아니라 미국 사업 전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한미도 조심스럽게 본 것이다. 그래도 방향성 자체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본다.
△ 주입기기(물광주사 ‘건’)는 어떻게 확보했나.
-문제는 미국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기를 확보하는 일이었다. 제테마는 이 과정에서 한국 엔지니어가 개발해 FDA 허가까지 받아놓고도 상용화되지 않은 채 남아 있던 주입기기를 찾아냈다. 이미 규제의 벽을 통과했지만 시장에 풀리지 않았던 잠재 자산을 발굴한 셈이다. 회사 측은 이 장비를 통해 기기 부분의 규제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결국 제테마의 미국 스킨부스터 전략은 한미약품이 보유한 FDA 기반 히알루론산 자산과, FDA 허가 이력을 갖춘 주입기기를 결합하는 구조로 완성됐다. 약물과 기기, 시술 방식까지 세 가지 요소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실제 시장을 구현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
△ 미국에서 스킨부스터 시장이 실제로 그렇게 클 수 있다고 보나.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겉으로 보면 글로벌 시장에서 필러가 8, 스킨부스터가 2 정도로 보인다. 그런데 그 숫자는 미국이 거의 0으로 잡혀 있기 때문에 왜곡돼 있다. 미국은 전체 미용시장 비중이 50%인데 스킨부스터가 없으니 전체 계산상 비중이 작게 보이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미국만 열리면 판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다른 나라들에서는 체감상 스킨부스터 비중이 이미 훨씬 높아졌고 현장에서는 사실상 필러 못지않게 수요가 있다. 미국은 아직 시장이 없는 게 아니라, 허가와 유통 구조가 비어 있는 상태라고 보는 게 맞다.
△ 결국 이 사업의 의미는 무엇인가.
-핵심은 “제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존 방식대로라면 필러나 톡신 허가를 받아야 미국 매출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저는 생각을 바꿨다. 꼭 내가 처음부터 생산한 제품이어야만 미국 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미 허가된 자산, 이미 가능한 솔루션, 이미 쓸 수 있는 기기를 엮어서 먼저 시장을 만들 수 있다. 유통망을 먼저 잡고, 소비자 접점을 먼저 만들고, 병원 안에 우리 방식을 먼저 심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 자사 제품을 얹는 건 훨씬 쉬워진다. 즉, 스킨부스터는 단순한 품목 추가가 아니라 미국 시장 전체를 여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