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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25bp) 높아진 연 0.75%로 결정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 2018년 11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스리랑카를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국가들 중 처음이다.
이날 금통위는 지난 달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내고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고승범 전 금통위원을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총재 포함)이 회의에 참가했는데 이 중 주상영 위원만이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냈지만 나머지 5명 찬성으로 금리 인상이 결정됐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지난 달 6일 이후 두 달 가까이 매일 1000~2000명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미치는 소비 위축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에 한은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4.0%, 3.0%로 유지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리를 인상하면) 경제주체의 차입 비용이 높아지고 위험 선호 성향을 낮추게 돼 이를 통해 가계부채 증가세, 주택 가격 오름세를 둔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에서도 금리 인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자산시장 자산쏠림,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응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론적으로 금리를 올리면 집값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사상 최저 초저금리인 0.50%를 탈피한 데 이어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이 총재는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서두르지도 않으나 지체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금통위가 10월, 11월 두 차례 예정된 만큼 연내 최소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이 전망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통제가 안 되고 부동산시장이 많이 불안한 것을 고려하면 이번에 금리를 한 번 올리고 끝날 일은 아니다”며 “연내 추가로 올리고 내년까지 총 세 번 올리더라도 기준금리가 1.25%인데 이 역시도 완화적인 수준(경기·물가대비 낮은 수준)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