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규제당국이 검색 기록이나 위치, 소득 등과 같은 개인정보를 근거로 사람마다 다른 제품 가격을 매기는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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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감시 가격 책정’으로 불리는 이 방식은 소비자의 인터넷 열람 기록과 위치, 구매 습관 등을 끌어모아 알고리즘으로 개인별 가격을 산출한다. 모든 구매자에게 같은 값을 붙이는 기존 방식과 다르다. 성수기마다 항공권값이 오르내리는 것과도 구분된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조건이 아니라 구매자 개인의 사정을 기준으로 값을 달리 매기기 때문이다.
FTC가 문제 삼은 사례는 이렇다. 배달업체가 한 가구에 아이가 여럿 산다는 데이터를 근거로 우윳값을 더 비싸게 받거나, 호텔이 손님이 장례식 참석차 이동 중이라는 개인정보를 확인하고 방값을 올려 받는 경우다. ‘반드시’ 사야 하거나 다른 곳을 알아볼 여유가 없는 처지를 데이터로 알아채고 값을 올리는 방식이다.
앤드루 퍼거슨 FTC 위원장은 “소비자는 표시된 가격을 볼 때 그것이 다른 모든 사람이 보는 것과 같은 가격이라고 기대한다”며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소매업체가 이 사람이 얼마까지 낼 의향이 있는지 추정한 값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적발 사례도 있다. 식료품 배달업체 인스타카트에서는 시애틀의 한 매장에서 같은 에너지바 10개들이 한 상자가 19.43달러(약 2만 7000원), 19.99달러(약 2만 7800원), 21.99달러(약 3만 600원) 세 가지 값으로 팔렸다. 컨슈머리포트 등 3개 단체 조사 결과 값 차이가 최대 23%에 달했고 4인 가구 기준 연간 1200달러(약 166만원)를 더 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인스타카트는 지난해 12월 해당 실험을 중단했다.
FTC는 이번 초안을 30일간 공개해 의견을 받은 뒤 최종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다만 이번 조치는 금지가 아닌 공개 의무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평이다. 기업이 사실을 충분히 공개한 경우에도 이 방식이 부당한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치권과 주(州) 정부에선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지난 1월 유통·식료품·호텔 업체들을 상대로 개인정보 활용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3월에는 하원 감독위원회가 부킹홀딩스, 익스피디아, 우버, 리프트, 인스타카트에 가격 정책 자료를 요구했다. 지난해 11월 델타항공에 맞춤형 가격 여부를 묻자, 이 회사는 개인정보로 개인별 가격을 매기는 상품은 쓴 적도, 시험한 적도, 쓸 계획도 없다고 답했다.
그레이스 게디 컨슈머리포트 선임 정책분석가는 “기업이 온라인에서 무엇을 검색하는지, 소득이 얼마인지, 어디를 다니는지 안다는 이유로 식료품에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더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 헵너 아메리칸이코노믹리버티스프로젝트 선임 법률고문은 알리기만 해서는 소비자가 피할 방법이 없다며 “선로에 묶인 채 기차가 다가오는 것을 본다고 해서 치일 때 덜 아픈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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