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15주년인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양대 노총은 여성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성별 임금 격차와 함께, 일터에서 마주하는 각종 차별과 폭력을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평등한 노동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여성 노동자들도 단결하고, 정부 역시 전향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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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여성의 권리를 제한하려는 윤석열 정권에 맞서 투쟁해야 한다”며 “여성들에게는 고용은 물론, 승진이나 경력을 유지할 기회도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은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며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성평등이 보장되는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실제로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의 ‘성별 임금 격차와 성평등 임금공시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은 220만원으로, 남성(339만원)의 65% 수준에 그쳤다. 한국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 이래 27년째 성별 임금 격차가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세계은행(WB) 역시 지난 3일 ‘여성, 기업, 법 2023’ 보고서를 통해 한국 여성의 경제적 기회가 190개국 중 65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은 여성의 급여와 관련된 법규를 평가하는 ‘임금’ 항목에서는 25점을 얻는 데에 그쳐 최하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날 민주노총 산하의 다양한 사업장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나서 발언을 이어갔다. 마트 노동자부터 병원·돌봄 노동자, 대학교 청소 노동자 등 당사자들이 현장의 이야기를 전했다. 김덕임 공공운수노조 서울사회서비스지부 부지부장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돌봄 노동자라는 이유로도 차별받아서는 안된다”며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인 독립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을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한국노총도 서울 영등포아트홀에서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코로나19 유행이 잠잠해지면서 4년 만에 다시 연 행사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정부의 개악 독주가 경제위기와 재난 상황에서 언제나 희생 1순위로 내몰렸던 여성 노동자들에게 또 희생을 강요할 수 있다”며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정부가 오늘도 허무하게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미영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도 “‘여성에 의한’ 변화는 계속돼왔지만, 안타깝게도 사회·구조적으로 ‘여성을 위한’ 변화는 제대로 추동되지 못했다”며 “위기 상황에서 제일 먼저 일자리를 잃어버리고, 같은 노동에 대해 같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양대 노총은 공통적으로 △여성 노동자의 노동권 강화 △성평등 노동시장 구현 △성별 임금격차 해소 △가사 및 돌봄 노동자들의 노동 강화 등을 위한 투쟁을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