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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유세에서 제임스 탈라리코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를 향해 15차례 이상 ‘괴짜 탈라리코’라고 부르며 식습관을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은 고기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비건(완전 채식주의자)”이라며 “속으로는 상추 조각이나 먹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탈라리코는 비건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독감으로 자택에서 요양 중인 사실까지 “억지로 고기를 먹다가 탈이 났다”고 왜곡했다. 반면 켄 팩스턴 공화당 후보에 대해선 “강인한 남자”라며 “고기를 좋아할 것 같다”고 추켜세웠다.
공격은 남성호르몬과 성 정체성으로까지 번졌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지난 5월 방송에서 탈라리코를 트랜스젠더라고 허위 주장하며 “혈액검사를 하면 피 대신 두유가 나올 것”이라고 비꼬았다. 팩스턴 측도 선거 광고를 통해 “텍사스를 대표하기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너무 낮다”고 공격했다. 지난 7월 텍사스주 유세장에서는 일부 지지자가 탈라리코가 실제 트랜스젠더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기자에게 전하기도 했다.
탈라리코는 ‘진정한 남성’의 의미를 바꾸는 전략을 택했다. 그는 남편을 잃은 이웃의 잔디를 자발적으로 깎아준 양아버지의 일화를 소개하며 “진정한 남자는 타인을 위해 봉사한다. 나약한 남자는 자신만을 위해 행동한다”고 말했다. 남성의 역할을 힘이나 공격성이 아닌 공동체에 대한 돌봄과 봉사로 연결한 것이다.
미시간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압둘 엘사예드 민주당 후보는 몸에 밀착되는 검은색 티셔츠로 근육질 몸매를 강조했다. 마이크 로저스 공화당 후보가 고교 시절 미식축구 경력을 선거 광고에 내세우자 “나는 미식축구와 레슬링, 라크로스에서 모두 주장이었다”고 맞받았다. 엘사예드 후보가 로저스 후보를 나약하고 종속적인 남성을 뜻하는 인터넷 용어 ‘베타’라고 조롱하자 로저스는 “고등학교 때가 인생의 전성기였나 보다”라고 응수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강인함과 결단력 등 전통적인 남성적 자질이 지도자에게 필요한 덕목으로 인식돼 왔다. 최근에는 남성을 우월한 ‘알파’와 열등한 ‘베타’로 서열화하는 온라인 남성 중심 문화 ‘매노스피어’가 정치로 유입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적 현실과 가장 역할에 대한 기대 사이에서 불안을 느끼는 젊은 남성들이 이런 문화에 끌리는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댄 카시노 페어리디킨슨대 교수는 이번 선거의 남성성 경쟁이 “과거보다 훨씬 노골적이고 저속해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성공을 지켜본 정치인들, 특히 공화당 정치인들이 그의 노골적인 화법을 모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