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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6일 국회 정보위를 찾은 홍 차장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3일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전화해 “이번 기회에 잡아들여서 싹 다 정리하라”며 “국정원에도 대공수사권 줄 테니 방첩사를 지원하라.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우라”고 지시했다고 정보위원들에게 말했다. 하지만 자신은 이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게 홍 차장 주장이다. 홍 차장은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체포 대상자였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고 했다. 정치활동을 금지한 계엄 포고령에 따라 특전사 등이 국회에 투입됐다. 곽종근 특수전사령부 사령관는 이날 “전임 (김용현 국방) 장관으로부터 국회의사당 인원들을 (본회의장) 밖으로 빼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해제 결의를 저지하고 의원들을 체포하기 위한 지시로 해석된다. 다만 계엄군이 국회 본회의장엔 진입하지 않으면서 국회는 4일 새벽 1시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을 의결했고 세 시간 후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해제했다.
이날 조선일보는 정치인 체포 지시를 불이행한 데 대해 윤 대통령이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홍 차장 경질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조 원장은 오보라며 “대통령이 국정원장에게 정치인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전혀 하신 적 없다”고 했다. 그는 홍 차장 교체에 관해선 “최근 1차장이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해서 적절치 않은 말을 제게 한 바가 있는데 지금과 같이 엄중한 시국에서 국정원은 철저하게 국정원 업무를 하고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해서 제 판단으로 1차장 교체가 좋겠다고 판단했고 대통령에게 건의 드려서 교체 인사 프로세스(절차)가 진행 중에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