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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드림파크는 오는 3월 6일 개장과 동시에 올해부터 한화이글스의 새로운 홈구장으로 활용된다. 전체 관람객 수용 규모는 2만 7석으로 총사업비는 2074억원이 투자됐다. 이를 위해 대전시가 1438억원, 한화 486억원, 국비 150억원 등을 투입했다. 한화그룹은 대전시에 486억원을 지불하고, 구장 사용권과 명명권(네이밍라이츠), 광고권 등 수익권 등의 내용을 담은 사용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한은 앞으로 25년간이다.
그러나 야구장 명칭을 정하는 과정에서 대전시와 한화그룹 간 이견과 갈등이 이어졌다. 한화는 그룹 내 계열사 중 290여억원을 투자한 한화생명의 의견을 반영, ‘한화생명 볼 파크’로 정했다. 반면 대전시는 지역명과 함께 이글스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로 변경해달라는 공문을 보냈고, 명명권을 갖고 있는 한화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대립구도를 보였다.
한화 관계자는 “이미 대전시와 계약을 체결해 명명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구장의 명칭은 전적으로 한화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전제한 뒤 “미국 등의 해외 사례를 봐도 지자체가 구장 설립에 비용을 부담했다고 하더라도 구장 명칭 등의 모든 권한은 구단에 일임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례”라며 명칭 변경에 대해 불가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반면 지역 팬들은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잠실과 고척, 사직 등 지역 연고지명이 빠진 구장명은 대전이 유일하다. 신축구장 건설 시 대전시와 동일하게 구단 그룹 지원을 받은 광주, 대구, 창원도 모두 지역 연고지명이 들어가 있다”며 아쉬움과 불만을 표출했다. 정치권에서도 한화의 일방적인 행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박종태 한화 이글스 대표이사에게 신축구장과 유니폼에 ‘대전’을 병기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이 시장은 “신축구장은 1438억원의 시민 혈세가 들어간 엄연한 대전시의 자산으로 대전의 긍지가 새겨 있어야 한다”면서 “대전시민들이 ‘대전’이 빠진 사실에 화를 넘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팬보다 그룹이 먼저인 경우는 없다”며 한화에 다시 한번 ‘대전’ 병기를 요청했다.
지역사회에서 한화이글스를 비롯해 한화그룹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확산하자 한화는 신축구장에 지역 연고명인 ‘대전’ 병기를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한화 관계자는 “이미 명명권을 확보, 이름 사용에 자유로운 입장이지만 한결같은 지지와 사랑을 보내온 팬들의 오랜 응원에 일종의 보답을 하기로 했다”며 “협상 과정에서 잡음이 일긴 했지만 최종적으로 구장 이름에 지명이 포함된 만큼 개막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