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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총리vs 대통령, 헌재 놓고 충돌…정국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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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기자I 2026.11.01 18: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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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소장 직무정지에 대통령 긴급 귀국
투스크 "법치주의 회복" vs 대통령 "강제 장악"
2015년부터 이어진 사법부 통제권 갈등 격화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폴란드에서 친유럽연합(EU) 성향의 도날트 투스크 총리와 민족주의 성향의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통제권을 놓고 정면충돌하면서 정치적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헌재소장 직무정지를 계기로 양측이 법치주의 회복과 헌법기관 강제 장악이라는 상반된 주장을 내세우면서 정국 혼란이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투스크 총리는 전일 TV연설을 통해 “헌법재판소가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의 영향력에서 독립적으로, 헌법에 따라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행정부의 임무이자 나의 임무는 헌법재판소의 안전과 업무 환경을 보장하는 것이며, 나는 그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년 10월 31일(현지시간) 바르샤바에 있는 폴란드 헌법재판소 밖 정문에 집결한 진압 경찰을 향해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AFP)
2026년 10월 31일(현지시간) 바르샤바에 있는 폴란드 헌법재판소 밖 정문에 집결한 진압 경찰을 향해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AFP)
폴란드는 총리와 대통령이 권력을 나눠갖는 이원집정부제 체제로, 총리와 대통령 진영의 대립은 지난달 30일 헌재의 안나 코르빈-표트로프스카 재판관이 보그단 슈비에츠코프스키 헌재 소장의 직무를 정지시키면서 본격화됐다. 슈비에츠코프스키 소장은 투스크 총리 이전 민족주의 성향의 우파 진영 법과정의당(PiS) 정부에서 임명된 인물이다.

이에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같은 날 밤 세네갈로 향하던 전용기를 돌려 긴급 귀국한 뒤 수도 바르샤바에 있는 헌재 청사로 향했다. 그는 헌재 건물에 진입을 시도하다가 이를 저지하는 코르빈-표트로프스카 재판관 등과 몸싸움을 벌기도 했다. 그는 다음날인 31일 새벽 헌재 청사 밖에서 보좌관이 대독한 성명을 통해 “폴란드의 공공질서가 침해됐으며 헌법기관이 강제로 장악됐다”고 비난했다. 야권에서 투스크 총리가 재판소에 대한 쿠데타를 벌였다고 분노했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 수백 명도 헌재 청사 앞에 모여 슈비에츠코프스키 소장의 복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30일 오후부터 헌재 청사 주변에 진압경찰을 배치해 경비를 강화했다.

투스크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폴란드 정부가 법치주의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U은 앞서 이전 정부가 법치주의를 훼손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투스크 총리는 “이 과정은 어렵고 때로는 고통스럽기까지 하며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다른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양 진영의 정치적 갈등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법과정의당은 이전 정부가 이미 재판관을 임명한 자리에 새로운 재판관을 임명하려 했다. 이후 법과정의당이 지명한 재판관들이 헌법재판소에서 과반을 차지하게 됐다. 이에 헌법재판소가 법률에 따라 설립된 독립적이고 공정한 재판기관으로서의 기준을 더 이상 충족하지 못한다고 지적이 제기됐다.

2023년 투스크 총리의 연립정부가 출범한 뒤 정부는 법치주의 회복과 헌법재판소 개혁을 약속했다. 그러나 법과정의당의 우군인 나브로츠키 대통령이 2025년 당선된 이후 정부의 개혁 시도를 가로막아 왔다.

올해 초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의회가 추천한 재판관 6명 가운데 3명에 대한 취임 선서를 거부했다. 법과정의당 정부에서 법무차관을 지낸 슈비에츠코프스키 헌재소장 역시 현 의회 다수당이 선출한 재판관들의 재판 참여를 허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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