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노조, 주택가 시위…불황 속 사상 최대 성과급 요구

김성진 기자I 2025.01.15 11:04:58

정의선 회장 자택 인근서 장외 시위
영업익 60% 급감 불구 최대 성과급 요구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현대제철 노조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장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시작돼 네 번째 시위다.

현대제철 노조원들이 15일 서울 한남동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현대제철.)
1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회사 측과 2024년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제철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사상 최대 규모 성과급 지급 ▷차량 구매 대출 시 2년간 1000만원 무이자 대출 지원 ▷정년 퇴직자 대상 3년마다 20% 차량 할인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일반 주택가에서 ‘악질’, ‘분쇄’ 등 문구와 선정적인 색상으로 도배된 대형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특히 회사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 무리한 성과급을 요구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60%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히려 사상 최대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30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무리한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이기적인 시위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제철 노조원들이 15일 서울 한남동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현대제철.)
올해도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현대제철은 경영 부담이 가중돼 가동률이 10%대로 떨어진 포항2공장의 가동 중단을 결정하기도 했다. 노조 반발로 인해 일부 재가동 및 2조2교대 근무 축소 형태로 전면 가동 중단은 유예됐지만 운영 효율이 떨어지는 상황이어서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악화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중국의 저가 제품 수출로 인한 시장 교란, 환율 급등, 정치적 리스크로 인한 시장 불안이 겹치며 철강산업 전체가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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