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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엘리엇 사태, 위장된 축복…韓기업 주주친화적 변해야"(종합)

신상건 기자I 2015.07.16 16:38:17
[이데일리 박수익 신상건 기자] “만약 내일 삼성물산(000830)제일모직(028260)의 합병이 성공하면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의 공격은 ‘위장된 축복(Disguised blessing)’이 될 것입니다.”

황영기(사진)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엘리엣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한 것은 위장된 축복과 같은 일”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기업 가치와 비교해 주가가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영기 회장은 엘리엇의 공격을 축복으로 만들기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이 이사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우리나라 성장 모델은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크면서 중소기업도 성장하는 상생 모델”이라며 “이를 위해 일단 삼성그룹을 도와 헤지펀드의 공격을 막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공격을 방어하기만 하고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하면 우리 사회의 집단 지성이 부족한 것”이라며 “향후 삼성그룹은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차등의결권제도 도입 등 주주의 경영권 보호 문제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향후 논의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차등의결권은 정치적인 논리를 떠나 공론의 장에 올려서 국민 전체가 관심을 두고 토론해봐야 할 사안”이라며 “미국과 일본 등은 이미 관련 법률 개정을 통해 외국인이 국익을 저해할 경우에 투자를 금지토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금융산업에 크게 4가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먼저 금융투자산업이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선두주자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5년 뒤인 2030년 우리나라 인구 수는 520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서서히 감소 추세에 접어들 것”이라며 “생산 가능 인구가 전체 인구의 53%, 생산하지 않는 인구가 47%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즉 돈을 버는 한 사람이 돈을 못 버는 사람 한 사람을 먹여 살려야 하는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자본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자본연구원 등에 따르면 공적연금 등 자본시장에서 운용되는 돈이 지난해 말 기준 1059조원이지만, 2030년 최대 43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고 있다. 연평균 성장률로 따지면 10%에 달하는 수치다.

이밖에 그는 △개인 투자자들이 기관을 통해 투자하는 자본시장의 기관화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산 이동인 에쿼티 문화(equity culture) 정착 △해외투자 활성화 등을 예측했다. 그는 “시장의 큰 변화를 앞둔 만큼 금융투자산업은 기로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며 “금융 개혁을 민관합동으로 잘 이뤄 향후 금융투자산업이 우리나라 1등 금융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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