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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마약 밀수 적발 22% 늘었다…관세청 “신종 수법 대응”

김형욱 기자I 2025.01.21 17:02:14

관세청, 올해 첫 마약밀수 특별대책 추진단 회의
지난해 862건 적발…2600만명분 787㎏ 규모 압수
첨단장비 검사 늘리고 독일과 첫 국제공조 수사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관세청이 지난 한해 약 2600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787㎏ 규모의 마약을 적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필로폰, 코카인, 케타민을 중심으로 자가소비 목적의 소량 밀수 시도가 늘어나면서 적발 건수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건강기능식품 통에 은닉한 신종 마약 MDMA. (사진=인천공항세관본부)
관세청은 21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이명구 차장 주재로 올해 첫 마약밀수 특별대책 추진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지난해 단속 실적을 점검했다.

마약 밀수 적발은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20년 148㎏이던 것이 4년 새 5배 이상 늘었다. 2021년 한때 우리나라를 경유하려던 대량의 마약 밀수 적발을 제외하면 매년 증가 추세다.

최근 적발 사례로 본 밀수 시도의 특징은 자가소비 목적의 소량 밀수 증가다. 지난해 마약 적발 중량은 전년대비 2% 증가(769→787㎏)에 그쳤으나, 건수는 22%(704→862건) 늘어난 게 그 방증이다. 적발 건수 중 절반이 넘는 469건이 자가소비 목적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10㎏ 이상 대형 밀수 건수도 총 378㎏ 규모 19건으로 전년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

필로폰이 전년대비 13% 늘어난 493㎏를 기록하며 전체 적발의 62%를 차지했다. 필로폰은 국내 고정 수요가 있는데다, 한국 시세가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높아 밀수 시도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 2022년 집계에 따르면 필로폰 1g당 거래가격은 한국이 450달러로 미국(44달러)이나 태국(13달러) 대비 10배 이상 높다.

코카인(68㎏)도 전년대비 6배 늘며 전체 비중이 9%까지 늘어났다. 대마(53㎏)는 전년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반면 케타민(47㎏)은 전년대비 23% 늘었다.

밀수 시도는 대개 국제우편(420건)이나 특송화물(235건)을 통해 이뤄졌으나 여행자(199건)를 통한 직접 밀수 시도도 적지 않았다. 적발된 밀수 마약의 태국과 미국이 월등히 많았다. 태국발 밀수 마약(359㎏)은 중량 기준 전체의 46%에 이르렀고, 건수 기준으로는 미국(181건·120㎏)-베트남(142건·25㎏)-태국(138건) 순으로 많았다.

이명구 관세청 차장이 21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올해 첫 마약밀수 특별대책 추진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관세청)
관세청은 갈수록 지능화하는 마약 밀수 수법에 대응해 올해도 반입 경로별 맞춤형 단속 체계를 강화한다. 특송화물·국제우편은 데이터 기반의 선별시스템을 활용해 고위험 화물에 대한 첨단장비 검사를 집중 시행하고, 여행자나 기내 수하물 은닉 마약도 밀리미터파 신변검색기나 열화상카메라 등 첨단장비를 확충해 대응한다.

주요 마약 출발국과의 국제공조도 확대한다. 관세청은 지난 3년간 11차례에 걸쳐 태국·베트남 등 당국과 합동 단속을 펼쳐 318건·475㎏의 마약 밀수를 적발한 바 있다. 올해 처음으로 독일과의 합동 단속도 추진한다.

이명구 관세청 차장은 “빈틈없는 마약밀수 단속망을 확립할 것”이라며 “세관 검사 강화로 입국 불편이나 통관 지연이 생길 수 있지만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인 만큼 국민도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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