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입에 韓 증시 요동…원전·조선 웃고, 2차전지 울었다

김응태 기자I 2025.01.21 17:04:52

트럼프 행정명령·취임사에 종목별 희비
트럼프 트레이드에 원전·조선주 강세
IRA 폐지·파리협약 탈퇴에 재생에너지 '뚝'
보편관세 등 추가 정책에 변동성 확대 가능성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자 국내 증시가 요동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사와 행정명령을 통해 정책 전환이 본격화하며 종목별로 희비가 엇갈리면서다. 원전과 조선주는 전반적인 약세장에서 상승했고 2차전지주는 하락폭을 키웠다. 증권가에선 트럼프가 향후 보편관세 부과 등의 파급력이 큰 행정명령에 서명할 경우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심화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대비 0.08% 하락한 2518.03으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2540선까지 오르면 상승세가 확대됐지만, 트럼프의 행정명령과 발언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승폭을 반납했다.

트럼프의 정책 방향이 뚜렷해지며 종목별 등락이 나뉘었다. 원전주는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미국 에너지의 해방’이라는 행정명령을 통해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와 천연자원 개발을 장려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다. 이에 원전 활용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에 한전기술(052690)은 전날 대비 3.72% 오른 6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반대로 재생에너지 관련주는 주가가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한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정)을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탓이다. 태양광 관련주인 한화솔루션(009830)은 전날 대비 6.3% 내린 1만9350원으로 주저앉았다. 해상풍력 관련주인 SK오션플랜트(100090)도 6% 넘게 밀렸다.

2차전지주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지를 지시했다는 소식에 큰 폭 내렸다. 2차전지 소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247540)은 8.62% 내린 12만6100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포스코퓨처엠(003670)(-9.88%), 엔켐(348370)(-8.39%), 에코프로(086520)(-5.87%), LG에너지솔루션(373220)(-4.32%) 등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우주항공 관련주는 트럼프가 “화성에 성조기를 꽂겠다”는 취임사 발언에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3.18% 오른 38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한화시스템(272210)은 6.54% 오른 2만6050원을 기록했다.

전통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조선주는 특정한 언급이 없었지만 트럼프 트레이드를 등에 업고 강세를 시현했다. 트럼프는 취임 전부터 미 해군 함정 재건을 위해 한국 조선업체와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329180)은 전날 대비 6.0% 오른 32만7000원을 기록했으며, 한화오션(042660)은 5.6% 뛴 5만4700원에 장을 마쳤다.

증권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보편관세 도입 등의 큰 파급력을 낳는 행정명령을 발효하지 않은 가운데, 추후 정책 방향과 미 증시 흐름에 따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는 이민과 에너지, 외교, 연방정책 등 수많은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나 보편관세나 대중국 특별관세 등 시장에서 우려하던 메가톤급 관세 정책은 나오지 않았다”며 “전반적으로 정책 불확실성은 완화했지만 미국 증시의 방향성이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 시장에는 우려보다 안도감을 주었지만 향후 변동성 리스크는 잠재해 있다”며 “미국 국채금리 추가 하락 여부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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