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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규모는 SK인천석유화학 1500억원, LG화학 3000억원, 한솔케미칼 500억원, HD현대케미칼 800억원, SK케미칼 1000억원, 한화토탈에너지스 2000억원, SK지오센트릭 1500억원 등 총 1조원이 넘는다.
연초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대다수의 발행사가 넉넉한 수요를 확인하자 서둘러 발행 시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올해 들어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기록한 기업은 단 한 군데도 없으며, 모두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발행금리를 결정지었다.
반면, 롯데케미칼(011170)(AA), 여천NCC(A-) 등 공모채 조달이 어려운 곳도 있다. 실적이 부진하거나 재무적 리스크가 있는 기업들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매각을 기록하면 기업 평판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지난해 기한이익상실(EOD) 이슈가 발생해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롯데케미칼은 기업어음(CP)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본드웹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1월 1일~13일)까지 롯데케미칼의 CP 총 발행액은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케미칼의 자금조달 방식은 지난해부터 회사채에서 CP로 이동한 모습이다. 2023년에는 공모채 총 7500억원, CP 총 5100억원을 조달했으나, 2024년에는 CP만 총 6000억원을 찍었다.
또 여천NCC는 지난 2022년부터 3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며, 추가 등급 강등 위기에 놓였다. 만일 신용등급이 BBB급으로 내려가면 발행한 공모채들의 EOD 사유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자본확충이 불가피하다. 재무비율 유지 의무 등 재무특약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을 때 사채권자들이 원금 강제상환을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채비율 관리를 위해 여천NCC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모회사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유상증자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석유화학 기업들의 등급 하락 부담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LG화학, SKC, SK어드밴스드, 효성화학, 여천NCC 등이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달아 등급 하향 대상에 올랐다. 고유가, 중국발 공급과잉 심화, 수요부진이 중첩돼 업황 악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종현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석유화학 산업의) 중단기 산업 환경을 감안할 때 수급 개선을 통한 영업현금창출력 회복과 재무부담 완화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인 사업재편, 비용구조의 근본적인 개선 등을 통한 수익성 회복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며 “그동안 실적 부진으로 약화한 재무안정성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수준의 자본확충이나, 비핵심 사업·자산 매각도 적극적으로 실행돼야 비우호적인 산업 환경 하에서 신용도 방어 여력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