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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재: 다음 주 월요일에 하루 휴가 내고 제주도 가서 놀다 올까?
영식: 제주도는 다음에 가자. 아~ (_)!
희재: 월급 탄 지가 언젠데 벌써? 그래 알았어.>
1)갑통알 2) 갑분싸 3)갑분굿 4)스불재
정답은 1번 ‘갑통알’이다.
신조어 ‘갑통알’은 ‘갑자기 통장을 보니 알바(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것 같다’의 줄임말이다. 통장의 잔액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당장 필요한 생활비나 비상금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누구나 쓸 수 있는 신조어다. 다만 ‘갑통알’이 꼭 알바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은 아니고, 월급을 받아도 카드값, 각종 공과금, 적금, 보험료 등이 자동 이체로 빠져 나가면서 금세 잔고가 바닥나는 평범한 직장인의 슬픈 현실을 표현한 말이다.
가수 정동원은 지난해 12월 네이버 나우(NOW.)의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인 ‘걍나와’에 출연해 MC 강호동이 신조어 퀴즈를 진행하던 중 ‘갑통알’의 의미를 묻자 “갑자기 통통한 알새우?”라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강호동이 폭소를 터트리자 다시 “갑자기 통할 때 알러뷰”라고 했고, 강호동이 ‘통’은 ‘통장’이라며 힌트를 주자 “갑자기 통장 잔고 보고 알러뷰”라고 외쳐 강호동을 자지러지게 했다.
부사 ‘갑자기’가 들어간 신조어 중에서 많이 쓰이는 것으로는 ‘갑분싸’도 있는데, 이는 ‘갑자기 분위기가 싸(늘)해지다’라는 말의 줄임말이다. 누군가 재미없는 농담을 했을 때 그에 대한 반응으로 주로 사용하는 말이다. 지난 2018년 배우 황정민이 네이버 나우 ‘무비 토크’에 출연해 “갑자기 분뇨를 싸지른다”고 해석해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바로 그 표현이다. 같은 말로는 ‘갑분아’도 있는데, 이는 ‘갑자기 분위기 아이스에이지’의 줄임말이다. ‘빙하 시대’를 뜻하는 영단어 ‘아이스 에이지(Ice age)’를 가져와 매우 추운 느낌을 표현했다.
‘갑분싸’가 다양한 상황에서 널리 자주 사용되면서 다양한 파생 신조어들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갑분’에다 다양한 상황을 한 음절로 덧붙여 표현한 것으로, ‘갑분핫(갑자기 분위기 뜨거워짐)’, ‘갑분굿(갑자기 분위기 좋아짐)’, ‘갑분수(갑자기 분위기 수렴)’, ‘갑분발(갑자기 분위기 발산)’, ‘갑분교(갑자기 분위기 교장 선생님)’ 같은 말들이 바로 ‘갑분싸’의 응용 버전들이다. 분위기가 기존 상황에서 갑자기 달라졌을 때 자연스럽게 사용 가능한 표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