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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손보 매각 '안갯속'..인수후보들 진성매각 의문 제기

김경은 기자I 2014.02.20 17:39:12

CA(비밀유지확약서) 배포 여부도 불투명...KB금융, 인수 자문단 선정 유보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LIG손해보험(이하 LIG손보) 매각 작업이 3개월째 안갯속이다. 이에 LIG그룹은 늦어도 다음달에는 매각작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지만 인수후보들은 여전히 진성매각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일 금융권 및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늦어도 이번주 초 LIG손보 인수 자문사 및 회계·법률·계리 자문사를 선정하려다 진성매각 논란을 의식해 자문사 선정을 잠시 미룬 상태다. LIG그룹의 파킹 딜(Parking Deal) 가능성을 의식해 공식적인 매각 절차가 개시된 이후 의사 결정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LIG손보의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이번주 중 LIG손보 매각을 위한 첫 공식 절차로 잠재적인 인수 희망자들에게 CA(컨피덴셜 어그리먼트: 비밀유지확약서)를 배포할 예정이지만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LIG그룹 관계자는 “CP보상금은 차입을 통해 지급한 만큼 LIG손보는 예정대로 매각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며 “늦어도 3월초까지는 매각을 위한 절차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구 회장 일가는 LIG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사실을 숨기고 2151억여원 상당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이에 LIG그룹은 지난해 11월 LIG그룹 CP(기업어음) 피해자의 보상금 마련을 위해 오너 일가가 보유한 LIG손보의 지분 매각을 선언하고 이어 12월 매각 자문사로 골드만삭스 등을 선정했다.

하지만 매각 발표후 3개월이 지났지만 매각과 관련된 공식 절차가 개시되지 않고 있어 진성매각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구 회장 일가가 재판 진행 중에 자금을 융통해 투자자들의 피해액 2087억원을 모두 변제한 것도 논란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구자원 회장이 지난 11일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나 매각이 본격적으로 개시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구 회장 측에서 이와 관련해 시장에 아무런 의사 표명도 없다는 점에서 인수자들의 눈치 작전은 한껏 고조되는 양상이다. KB금융 뿐만 아니라 동양생명 등 KB금융 인수를 희망하는 곳들 역시 인수 작업을 진행하기 위한 의사 결정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M&A 업계 관계자는 “파킹 딜 가능성이나 진성 매각에 대해 인수자들의 의구심이 상당한 상황에서도 구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 등 LIG손보 매각 방식과 관련한 어떤 시그널도 주지않고 있어 딜이 상당히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LIG그룹이 막판에 매각을 깰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팽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동양생명, 메리츠금융, KB금융 등 전략적 투자자(SI) 후보군들의 가장 큰 관심은 범 LG그룹 일가에 잠시 경영권을 맡겨두는 파킹 딜 가능성이다. 콜 옵션 조항을 넣어 사모펀드에 매각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 이에 범 LG가인 LB인베스트먼트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범LG가 물건이 LIG손보 일반보험 전체의 25~30%에 달하기 때문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2012년 말 PE(프라이빗 에퀴티)부문 사업 강화를 위해 남동규 우리투자증권 PE사업본부장을 영입해 이 분야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아직 범LG가 딜을 제외하고 이렇다할 트랙레코드(Track Record)는 없는 상태다. 지난 2011년 1500억원 규모 블라인드 PEF인 ‘NH-LB그로쓰챔프2011-4호’ 펀드를 결성해 깨끗한나라, 한솔아트제지에 각각 200억원, 250억원 투자했다. 현재 투자여력은 930억원 수준.

IB업계 관계자는 “LB인베스트먼트가 PE부문에 진출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재무적 투자자(FI)들을 원활하게 모집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FI들이 선호하는 매각 구조를 설계해 우호적인 사모투자펀드에 LIG손보 경영권을 잠시 넘길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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