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 경계`에 헌재 근처도 못 간 尹 지지자들…"탄핵 무효" 구호만(종합)

송주오 기자I 2025.01.21 17:13:14

尹, 헌재 3차 변론기일 출석해 직접 변론
법원 폭동 사태 의식, 폭력 자제 움직임
차벽 단단히 세운 경찰, 헌재 접근 원천 차단

[이데일리 송주오 박순엽 기자]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출석한 21일, 헌재 주변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벌어진 폭동 사태 여파로 경찰은 4000여명의 경력을 배치하고 보호구를 착용하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일부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지만 ‘폭동 사태’ 수준의 집단 폭력 행위는 발생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3차 변론이 열리는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경찰들이 윤 대통령 지지자 집회를 통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14분께 서울 종로구 안국동 헌재에 도착했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3차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윤 대통령은 앞서 열린 1·2차 변론기일에는 출석하지 않았다. 3차 변론기일은 1시간 43분 만에 종료됐다. 윤 대통령은 오후 4시 43분께 헌재를 떠나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윤 대통령의 출석 소식에 헌재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보수단체 엄마부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탄핵반대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경찰 비공식 추산 2500명(주최 측 추산 1만명)으로 인근 도로를 가득 메웠다. 이들은 “탄핵 무효”, “즉시 석방”, “즉시 각하”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주최 측은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의식한 듯 평화집회를 강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보수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신혜식 대표는 이날 연단에 올라 “평화집회가 약한 게 아니다. 할 말을 다 할 것”이라며 “할 수 있는 법적 테두리 내에서 모든 것을 요구할 수 있다”며 평화집회를 당부했다. 또 다른 참가자도 “힘은 비폭력 저항운동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당부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후 1시 30분께 헌법재판소 앞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 인근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여성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도 헌재 주변의 경계를 한층 강화했다. 경찰은 헌재 정문 앞 주변 인도에 질서 유지선을 설치하고, 헌재 앞 왕복 4개 차선 중 2개 차선을 192대의 경찰 버스를 이용해 막았다. 또 윤 대통령 출석 이후엔 헌재 앞 거리를 완전히 통제하면서 차량이 통행할 수 없도록 했다. 안국역 사거리엔 헌재 방면 시야를 가리기 위해 높이 4미터(m)가량의 폴리스라인도 설치됐다. 헌재 앞으로 이어지는 거리도 완전 차단했다.

경찰은 헌재 주변에 64개 부대, 4000여명의 인력을 배치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거리 곳곳엔 이른바 경찰의 ‘완진복’(신체 보호복)을 배치해 즉시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 기동대는 캡사이신 분사기 등 물리력 행사를 위한 준비도 마친 상태다. 물리력 사용기준에 맞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즉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버스도 100여대 이상 인근 거리에 배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탓에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경찰이 무슨 권한으로 길을 막느냐”, “다른 집회에선 이렇게 하지 않더니 왜 우리 집회에만 엄격하게 대하느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다만 윤 대통령이 헌재를 떠나 다시 구치소로 향할 땐 “윤석열 파이팅”을 외치며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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