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딱지치기로 동네를 주름잡으며 쌓아왔던 나름의 명성이 무너졌다. 10만 원을 걸고 지하철역에서 벌어진 딱지치기에서 ‘양복남’에게 연달아 패하며 뺨을 맞던 ‘오징어게임’의 주인공 ‘성기훈’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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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DDP에 마련된 체험존에는 해외 주요 언론과 인플루언서를 포함해 외신 160명이 참석했다.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사전 접수받은 일반 관람객 수는 약 1000명이다.
넷플릭스는 앞서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도 오징어게임 시즌2 알리기에 나선 바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파리 샹젤리제에서는 456명을 초청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진행했다. 또 뉴욕과 마드리드에서는 오징어게임 속 주요 게임을 서바이벌로 직접 즐길 수 있는 체험 행사를 운영 중이다.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 띄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올해 부진한 드라마 성적을 뒤집을 수 있는 핵심 작품이어서다.
지난 2021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오징어게임은 에미상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작품 최초로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최우수 드라마 시리즈를 비롯해 13개 부문, 총 14개 후보에 오른 작품이다.
황동혁 감독이 드라마 시리즈 부문 감독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남우주연상 등을 휩쓸며 한국 콘텐츠의 새 역사를 썼다. 그러나 올해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경성크리처2 △지옥2 △스위트홈3 등 다양한 작품들은 다소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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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시즌2에는 가상자산(코인) 투자에 실패해 절박한 심경으로 참가한 배역이 여럿 등장한다. 사기에 연루돼 구독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빚쟁이가 된 역할인 임시완이 대표적이다.
딱지치기에서 패한 뒤 발걸음을 옮기자 동그라미와 세모, 네모가 그려진 검은 가면을 쓰고 분홍색 옷을 입은 관리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에 드라마 속에서 참가자들이 쉬었던 숙소 등 형형색색의 세트가 현실감 넘치는 모습으로 구현돼 몰입감을 더했다.
관람객들을 위해 마련된 체험은 △OX퀴즈 △인형뽑기 △시즌1 배경의 모바일 게임 △포토 부스 △방탈출 등 5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체험은 방탈출과 모바일 게임이었다. 프론트맨의 비밀 공간을 재현한 방탈출 구간에서는 숨겨진 단서 카드를 찾고 관리자에게 정답을 말하면 양말과 그립톡, 카드 케이스 다이어리 등 각종 굿즈를 받을 수 있다.
모바일 게임은 오는 17일 출시 예정인 ‘오징어게임: 언리쉬드’를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었다. 이 게임은 오징어게임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32인 파티 로열 모드 게임이다.
시즌1에 등장했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모티브로 한 콘텐츠를 비롯해 다양한 모드가 준비돼 있었다.
각각의 체험을 끝낸 후 받은 스탬프는 GS 25, 비비고 등과 협업한 달고나와 과자 등 다양한 제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오징어게임의 마스코트인 ‘영희’가 그려진 김 부각과 냉동 만두 등 눈길을 사로잡는 주전부리들이 마련돼 있었다. 냉장고 안에는 오징어게임을 테마로 한 소주도 있었다. 들뜬 마음으로 소주를 가져가려 했으나 ‘전시용’이라는 안내에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