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3월19일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고려아연은 주총 개최 전 주총 소집을 위한 이사회를 열고 이번 주총에 상정할 안건을 확정한다. 이번 주총에서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이사회 구성원의 연임과 교체 안건이 대거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총 11명의 이사회 구성원 중 절반에 가까운 5명의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되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에 최윤범 회장과 장형진 고문이 포함돼 있다.
|
그러나 일각에서는 고려아연이 장 고문의 재선임 안건을 아예 상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 씨 가문이 장 씨 가문을 아예 배제시키고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만약 이렇게 되면 장씨 가문과 최씨 가문 간 치열한 표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최 회장도 마찬가지로 올해 재선임을 앞두고 있는데 이 안건에 대해 장씨 가문이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현재 최 회장의 재선임 안건을 확정한 상태다. 표대결이 펼쳐지면 한 끝 차 승부가 예상된다. 고려아연 정관은 안건 결의 기준을 출석한 주주 과반수의 찬성표로 규정하고 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장씨 가문 지분이 10% 이상 차이로 최씨 가문을 압도했지만 현재 지분율은 최씨 가문이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최씨 가문이 약 33%, 정씨 가문이 32% 수준의 지분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캐스팅 보트(결정권)를 쥔 국민연금과 외국인 투자자가 과연 어느 쪽에 표를 던질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8.48%를 손에 쥔 핵심 주주로서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무게추가 한쪽으로 기울 공산이 크다. 최윤범 회장이 최근 해외 행보에 적극 나선 것도 외국인 투자자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고려아연이 해외 기업 설명회에 많은 공을 들였다”며 “최 회장이 올해 다보스 포럼에 참가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