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실종' 차이나르네상스 홍콩 증시서 거래 중지

김겨레 기자I 2023.04.03 15:55:52

바오판 회장 연락 두절돼 연례보고서 제출 못 해
거래 재개도 불투명…"시간내 이사회 승인 어려울듯"
바오 회장, 中당국에 구금돼 조사중인 것으로 추정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투자은행 차이나르네상스의 주식 거래가 중단됐다. 창업자인 바오판 회장이 중국 당국의 조사로 연락이 두절된 탓에 지난해 연례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차이나르네상스. (사진=AFP)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차이나르네상스는 이날부터 자사 주식 거래를 중단하고 2022년도 감사 결과 발표를 연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이나르네상스는 바오 회장과 연락이 닿지 않아 감사인들이 보고서 승인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에 연례보고서를 제출해야 주식 거래를 재개할 수 있지만, 블룸버그는 차이나르네상스 이사회가 보고서 제출 마감일인 이달 30일 이전에 감사 결과를 승인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바오 회장이 이사회 의장도 겸임하고 있어서다.

바오 회장의 부재로 감사를 끝마치지 못한 상황에서 차이나르네상스는 지난해 5억 6380만위안(약 1076억 9700만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16억위안(약 3056억 3200만원)의 순이익에서 마이너스로 악화한 것이다.

바오 회장은 지난달 돌연 자취를 감췄고, 이후 차이나르네상스 측은 그가 중국 유관기관의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9월 충린 당시 차이나르네상스 사장을 부패 혐의로 체포했는데, 바오 회장도 충린과 연루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현재 중국 내 최고 사정기관인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상하이 태생인 바오 회장은 모건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에서 근무하다 2005년 차이나르네상스를 창업했다. 바오 회장은 회사의 지분 48.81%를 보유한 지배주주다.

차이나르네상스는 설립 이후 중국 차량호출 기업 디디추싱의 자회사인 디디글로벌, 음식배달 서비스업체 메이퇀에 투자했으며, 정보기술(IT) 기업 징둥닷컴의 미국 시장 공모를 주도하는 등 중국 내 최고 테크업계 투자자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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