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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보험이 인기를 끄는 것은 최근의 강달러 현상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1300원대였던 원·달러환율은 최근 1500원선에 근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관세장벽을 높이겠다고 예고한 데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내년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방침을 시사한 뒤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계엄·탄핵 등 국내 정국 혼란까지 겹치면서 내년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실제로 원화 환율은 지난 27일 장중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1480원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달러보험은 일반 보험과 마찬가지로 연금보험과 저축보험, 종신보험 등 종류가 다양하다. 보통 5년·10년 확정 금리 상품이다. 외화 예금보다 이율이 높은 편인 데다 강달러가 이어지면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채권으로 운용되는 상품은 금리인하 시기엔 중도 해지하더라도 환급률이 오를 수 있다. 또 보험금 수령 시점의 환차익에 대해선 과세를 하지 않아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다만 올해 들어 달러보험 가입이 크게 늘긴 했지만 환율 변동 리스크 등이 있는 만큼 소비자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환율 변동에 유의해야 한다. 환율이 상승하면 내야 할 보험료가 늘어나고 환율이 하락하면 받아야 할 보험금이 감소할 수 있어서다. 예컨대 월 700달러씩 내는 달러보험에 가입했다면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일 때 월 91만원이던 보험료가 환율이 1400원이 되면 98만원으로 오른다. 반대로 보험금 3억 9000만원(30만 달러·환율 1300원 기준)도 수령 시점에 환율이 달러당 1000원대로 하락하면 3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납입 기간이 긴 만큼 환율 변동에도 오래 노출될 수밖에 없다.
한 시중은행 PB센터장은 “원화를 달러로 바꿔 가입하는 보험인데 환율이 1500원에 가까운 상황에선 이미 달러를 보유한 사람이 아니라면 부담일 수 있다”며 “중도 해지 시 차액은 과세가 된다는 점과 (보험금 수령 시점에)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두 가지를 가장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충분한 달러를 가지고 있으면서 10년까지 확정 금리를 가지고 갈 수 있는 사람이 가입하는 게 가장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기본적으로 환테크 상품이 아닌 보험상품인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