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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기주 김무연 기자] 최근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각가 1조원이 넘는 거래가 연이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대형 M&A 거래의 특징은 몸값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높게 책정되고 있는 점이다. 특히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한 해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인수전에 대거 참여하면서 몸값 거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머징마켓 투자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글로벌 PEF의 ‘드라이파우더(Dry Powder·아직 사용하지 않은 펀드 자금)’가 200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PEF 간 경쟁에 기업 몸값 ‘천정부지’
CJ그룹은 지난 20일 CJ제일제당이 보유하고 있는 CJ헬스케어 지분 100%를 한국콜마 컨소시엄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한국콜마가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한다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매각가가 1조3100억원에 달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당초 CJ헬스케어 가치는 1조원 안팎으로 평가됐지만, CVC캐피털·칼라일그룹 등 글로벌 PEF 운용사 뿐 아니라 한앤컴퍼니 등 국내 대형 운용사까지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예상 매각가가 급등했다. 최종 매각가는 2016년 기준 CJ헬스케어의 상각전영업이익(에비타·EBITDA)의 14배를 넘어선 금액이다. M&A 시장에 기업의 가치가 통상 10배 안팎에서 결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30% 이상의 웃돈을 얹었다는 의미다.
IB업계 관계자는 “한국콜마가 시너지를 기대하고 CJ헬스케어를 샀기 때문에 고평가라고만 볼 수는 없다”면서도 “처음 시장에 CJ헬스케어가 나왔을 때 예상했던 것보다는 더 높은 가격이어서 많은 경쟁자가 참여하며 가격을 높인 것으로 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내 2위 보안업체 ADT캡스 인수전도 해외 사모펀드들의 결전장이 됐다. 현재 CVC캐피탈이 단독으로 본입찰에 참여한 가운데 맥쿼리 컨소시엄이 입찰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추정되는 매각가는 3조원 규모로, 역시 고평가됐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ADT캡스의 2016년 기준 에비타는 약 2500억원이다. 국내 최대 여성의류 전문 온라인 쇼핑몰 스타일난다의 지분 인수전에도 칼라일그룹과 TPG(텍사스퍼시픽그룹)이 참여하면서 인수가가 5000억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머징마켓 투자 대기 자금만 200조원 “거품 현상 지속될 것”
M&A 시장에 나온 기업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데는 대형 PEF 운용사들이 보유한 ‘드라이파우더’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사모투자펀드 조사기관 프레퀸(PREQIN)에 따르면 아시아를 비롯한 이머징마켓 투자를 위해 조성한 사모펀드 중 아직 투자를 집행하지 못한 드라이파우더 규모는 지난 2005년 360억 달러 수준에서 2016년 1730억 달러(약 187조원)까지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현재 해당 드라이파우더의 규모는 2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내 M&A에 자주 이름을 오르내리는 후보 중 칼라일 그룹은 335억 달러(약 36조원) 규모의 드라이파우더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KKR(250억 달러)과 CVC캐피털(238억 달러)·TPG(98억 달러) 등도 충분한 투자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손꼽히는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6년 말 4조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조성, 대성산업가스와 모던하우스 인수 등에 사용했다. 현재 약 2조원의 드라이파우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역시 올해 1조 8000억원을 목표로 4호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나설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처럼 PEF의 투자 대기 자금이 증가하면서 앞으로 있을 M&A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펀드를 일정 비율 소진해야 다음 펀드를 만들 수 있는 사모펀드 특성상 대부분 매물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들은 평균 수익률을 낼 수 있다면 조금 웃돈을 얹더라도 M&A에 참여하고자 할 것”이라며 “특히 한번에 펀드를 소진할 수 있는 수천억원 이상의 딜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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