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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A는 미국에서 8500개 이상의 드럭스토어를 운영 중인 대형 체인으로, 처방약과 뷰티, 헬스케어 제품을 주로 판매한다. 회사는 지난 2012년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영국 부츠를 인수했으나 이후 손실폭을 늘렸고,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결국 매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협상에서 영국 드럭스토어 부츠의 매각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부츠의 기업가치가 타국 경쟁사 대비 저렴한데다, 당장 가려운 부분만 긁어줘도 무궁무진하게 성장할 가능성이 큰 알짜배기 포트폴리오이기 때문이다.
사실 부츠에게 모회사 WBA는 부담스럽기 그지없는 존재로 통한다. WBA는 영국에서 잘 나가던 부츠를 품은 후 예상치 못한 재정 악화로 공격적인 투자를 보류해왔다. 그 사이 슈퍼드러그를 비롯한 부츠의 영국 내 경쟁사들은 온라인 사업 확장, 럭셔리 뷰티 브랜드 라인업 강화, 물류 인프라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부츠를 바짝 좇았고, 부츠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의미 없는 1위’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WBA에게도 수익을 내지 못하는 부츠는 골칫거리였다. 부츠를 보유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던 WBA는 이에 2022년 부츠 매각을 시도했다. 당시 WBA는 부츠 매각으로 미국의 헬스케어 서비스에 집중하는 한편 재무 건전성을 개선한다는 목표를 세우고는 아폴로글로벌과 베인캐피털, CVC캐피털, 홍콩 AS왓슨그룹 등과 치열한 논의를 이어갔다. 하지만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이견으로 WBA는 결국 관련 계획을 철회했다.
만일 시카모어파트너스가 부츠를 인수하는 쪽으로 협상을 마무리 지으면 부츠는 사업 확장 기회를 잡게 된다. 한 외신은 “부츠는 WBA로부터 충분한 투자를 받지는 못한 브랜드”라며 “부츠는 영국 안에서 여전히 강력한 브랜드지만, WBA 체제에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새 주인 밑에서 새로운 경영 전략을 추진하기만 해도 브랜드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