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이익, 지난해도 마이너스…3년 연속 감소 예상

방성훈 기자I 2025.01.13 15:35:38

작년 1~11월 이익 전년比 4.7% 감소
부동산 침체 및 내수부진 이중고 영향
올해는 트럼프 관세로 수출도 비상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에서 주요 기업들의 이익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감소할 전망이다.

(사진=AFP)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중국 국가통계국 데이터를 인용해 50만개 이상의 기업을 분석한 결과, 매출이 2000만위안(약 40억원)을 넘는 기업들의 지난해 1~11월 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까지 합치더라도 플러스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2022년(-4%), 2023년(-2.3%)에 이어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FT는 “작년 11개월 동안의 이익 감소율이 코로나19 팬데믹 봉쇄조치가 이뤄졌던 2022년 한 해 전체 기간 동안의 감소율을 넘어섰다”고 짚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8% 증가하는데 그쳤다. 2022년 5.9% 성장과 비교하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아울러 분석 대상 기업들 가운데 25%는 지난해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팬데믹 직전해인 2019년 16% 대비 비중이 크게 확대한 것이다. 기업 수를 비교해도 지난해 손실을 입은 기업은 약 13만곳으로, 2019년 약 5만 9000곳의 2배가 넘는다.

중국 가계가 심각한 부동산 침체에 시달리면서 내수가 약화한 것이 이익을 끌어내린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는 중국의 소비자 및 생산자 물가지수에서 확인된다.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마이너스로 시작해 1년 내내 0%대 상승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연간 소비자물가도 전년대비 0.2% 상승하는 데 그쳐 목표치인 3.0%에 한참 밑돌았다. 중국은 2023년에도 소비자물가가 0.3% 상승해 2년 연속 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해까지 27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했다. 연간 기준으론 전년대비 2.2% 하락했다. 중국의 소비 부진이 계속되면서 출하 가격 등이 하락한 여파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중국 경제 성장은 사실상 수출에 의존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중국이 지난해 5%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표는 오는 17일 공개된다.

다만 이날 발표된 중국의 지난해 12월 수출액은 달러화 기준으로 전년 동월대비 10.7% 증가, 전문가 예상치(7.3%)를 훌쩍 뛰어넘었다. 반면 지난해 12월 수입액은 1% 증가에 그쳤는데, 이 역시 내수 부진을 시사한다. 전문가 예상치는 1.5%였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과 동시에 모든 수입품에 보편 관세 10~20%, 대중 관세 추가 10% 부과를 예고했다. 중국의 우회 수출 통로인 캐나다와 멕시코에는 25% 관세를 공언했다. 현실화하면 중국의 수출길은 더욱 좁아진다. 즉 올해는 수출을 통한 성장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전년대비 6.9% 증가한 3610억 3000만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를 부과하기 전에 중국 기업들은 서둘러 수출을, 미국 기업들은 미리 재고를 확보하려고 시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시티은행은 “중국 기업들의 수익성은 장기적인 생산자물가지수(PPI)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으로 얇아지고 있다”며 “부진한 최종 수요와 과도한 경쟁은 수익성을 낮출 뿐이며, 민간투자 결정에는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1~11월 대형 국유기업들의 이익도 전년 동기대비 8.4% 감소했다. 이는 주식 매수나 일대일로 프로그램 등과 같은 국책 사업에 강제로 참여시키는 경우가 잦아졌기 때문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중국 본토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 상당수도 지난해 매출과 이익이 뒷걸음질쳤다. 중국공상회사협회에 따르면 5368개 상장사 가운데 23%가 지난해 1~9월 전년 동기대비 순손실을 기록했다. 40%는 이익 감소를, 45%는 매출 감소를 각각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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