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덩치 커졌으니 수익률 집중’…PEF 새해 '신중 모드'

김성훈 기자I 2022.01.06 16:23:26

PEF 베팅보다 신중한 접근 초점 '눈길'
PMI(인수 후 통합)나 펀딩 작업에 만전
정해놓은 수익률 관리로 내실 다지기
새해 M&A 성적표에 시장 분위기 좌우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회사별로 굴리는 자산운용규모(AUM)가 늘다 보니 올해는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 국내 연기금이 주관하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선정에 선정된 한 경영참여형 PEF 운용사 관계자는 올해 시장 전망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만큼 중요한 게 수익률 관리”라며 “중장기적으로 투자 규모는 우상향할 것으로 보지만 올해는 운용사별로 신중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과감한 투자보다 수익률 관리 중점” 전망

임인년 (壬寅年) 새해를 맞이한 인수합병(M&A) 시장이 과감한 베팅보다 신중한 접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불꽃이 튀던 유동성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새해 시장에 나온 매물들의 성적표에 따라 초반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는 1조원을 넘는 M&A 거래가 유독 두드러진 한 해였다. 대기업과 PEF 운용사를 막론하고 조 단위 거래에 적극 나서면서 지난해 M&A거래 규모가 6년 만에 50조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달궈진 시장 분위기를 타고 국민연금을 필두로 한 연기금들의 PEF 운용사 선정도 차례로 이뤄졌다.

그러나 대형 투자의 이면에는 PMI(인수 후 통합 작업)나 펀딩(자금마련) 작업이 뒤따른다. 거금이 오간 만큼 그에 걸맞은 이익 창출의 토대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기금 PEF 운용사에 선정된 하우스들도 마찬가지다. 운용사 선정 이후 2~3년간 펀딩과 펀드 조성, 수익률 측면에서 투자자들이 제시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경우 재차 기회를 받는데 한층 유리한 구조다.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 안정적인 투자 수익률을 보장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수익률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해 투자 기조를 깐깐하게 가지고 갈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매력있는 매물이 나올 경우 투자를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지금 분위기로서는 지금 회사에서 하고 있는 딜(거래)의 내실을 다지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도 “투자 규모가 늘어 자칫 삐끗하면 더 크게 잃을 수 있다 보니 정해놓은 수익률 관리에 만전 기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새해 첫 M&A 성적표에 쏠리는 눈

적극적인 투자보다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가 퍼진 상황에서 새해 첫 M&A가 어떤 성적표를 낼지도 관심사다. 대표적인 것이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한국 미니스톱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뤄진 미니스톱 매각 본입찰에 신세계그룹의 이마트24와 사모펀드 운용사인 앵커프라이빗에쿼티-식자재 유통사 넵스톤홀딩스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여기에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던 롯데가 본입찰에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종 인수자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각 대상은 일본 미니스톱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 미니스톱 지분 100%다.

유력 원매자의 출현은 반길 일이다. 그러나 해마다 줄고 있는 매출에 적자로 돌아선 영업이익이 부각되면서 얼마가 적정 매각가이냐를 두고 눈치싸움이 한창이다. 시장에서 점치는 매각 가격은 2000억원대로 알려졌지만 일본 미니스톱 측이 경쟁구도를 통해 더 높은 가격을 원하고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결국 진성 원매자들이 어느 정도의 가격을 써내는지가 관건이다. 인수가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전략적투자자(SI)의 경우 재무적투자자(FI)보다 좀 더 적극적인 베팅에 나설 수 있지만 오너의 확실한 인수 의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반대로 FI의 경우에는 합리적으로 인수하지 못할 경우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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