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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조원 쏟아붓고 결국 문 닫는 LIV 골프…출범 5년 만에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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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희 기자I 2026.11.06 08: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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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 자금 지원 중단에 재정난
9월 파산 보호 신청
BC파트너스 3억 달러 투자도 무산
람 등 스타 선수 이탈 결정타
9일부터 자산 청산 절차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세계 골프계를 뒤흔들었던 리브(LIV) 골프가 출범 5년 만에 문을 닫는다.

(사진=AFPBBNews)
(사진=AFPBBNews)
LIV 골프는 6일(한국시간) 성명을 내고 2027년 새 리그 출범 계획을 포기하고 사업 종료 절차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LIV 골프는 “광범위한 논의에도 불구하고 관련 당사자들이 구조조정 지원 계약에 따른 일부 미해결 조건에 최종적으로 합의하지 못했다”며 “현재 상황에서 질서 있게 사업을 정리하는 것이 가장 책임 있는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뉴저지주 연방파산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도 LIV 골프의 사업 종료 방침이 공식화됐다.

LIV 골프 측 법률대리인은 “현재 LIV 2.0 계획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고 있다”며 “대신 기업 가치를 최대한 보전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정리하는 절차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IV 골프는 오는 9일부터 잔여 자산의 청산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LIV 골프는 2022년 6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지원을 받아 출범했다. 당시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 등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정상급 선수들에게 수억 달러에 달하는 계약금을 제시하며 기존 골프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욘 람(스페인)까지 영입하며 PGA 투어와 정면으로 맞섰다.

사우디 국부펀드가 LIV 골프에 투입한 자금은 50억 달러(약 6조 7850억 원)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PIF는 올해 4월 투자 전략을 변경하고 2026시즌을 끝으로 LIV 골프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막대한 자금에 의존해 운영되던 LIV 골프는 결국 재정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 9월 8일 미국 연방파산법 챕터11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이후 LIV 골프는 ‘LIV 2.0’이라는 이름으로 재출범을 추진했다. 대회 수를 줄이고 상금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 팀 중심의 운영 ㅂ아식을 강화하고, 선수들에게 리그 지분을 제공해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영국계 사모투자회사 BC파트너스 크레디트도 최대 3억 달러(약 4071억 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약속하면서 재기의 발판이 마련되는 듯했다.

그러나 새 리그의 흥행을 이끌 스타 선수들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면서 계획이 무너졌다.

BC파트너스는 선수들의 참여를 확보하기 위해 당초 10월 25일이었던 계약 마감 시한까지 연장했지만 끝내 충분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선수들의 이탈에는 유럽 DP 월드투어의 강경한 대응도 영향을 미쳤다. DP 월드투어에는 LIV 2.0과 계약하는 선수에게 회원 자격을 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사진=AFPBBNews)
(사진=AFPBBNews)
LIV 골프는 기존 투어와 차별화된 경기 방식으로도 주목받았다. ‘더 시끄러운 골프’를 표방하며 경기장에 음악을 틀고 콘서트를 개최했다. 대회는 기존 72홀 대신 54홀로 진행했고, 모든 선수가 각기 다른 홀에서 동시에 출발하는 샷건 방식을 도입했다. 대회당 개인전과 단체전을 합쳐 총 2500만 달러(약 339억 원)의 상금을 내걸었다.

출범 이후 전 세계에서 62개 대회를 개최하며 새로운 팬층을 확보했지만, TV 시청률에서는 PGA 투어의 인기를 따라잡지 못했다. 출범 첫해에는 방송 중계 계약조차 체결하지 못해 직접 제작비를 부담해야 했다.

그럼에도 LIV 골프의 등장은 기존 프로골프계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왔다. PGA 투어 등 기존 투어들은 LIV 골프에 대응해 대회 상금을 증액했고, PGA 투어는 2028년부터 새로운 경기 운영 체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LIV 골프의 폐업으로 소속 선수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메이저 대회 통산 5승의 켑카는 이미 계약 기간을 1년 남겨두고 LIV 골프를 떠나 PGA 투어로 복귀했다. 패트릭 리드(미국)도 LIV 골프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DP 월드투어 성적을 바탕으로 내년 PGA 투어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람 역시 PGA 투어 복귀를 희망하고 있다. LIV 골프와 계약을 해지하기 위해 약 1억 달러(약 135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채권을 포기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PGA 투어는 LIV 골프 선수의 마지막 대회 출전일을 기준으로 1년간 출전을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어 복귀 시점은 불투명하다.

재정적 후폭풍도 상당할 전망이다. 파산법원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LIV 골프는 스타 선수들을 포함한 최소 1000명의 채권자에게 총 5억~10억 달러(약 6785억~약 1조 3570억 원)의 부채를 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파산 보호 신청에 앞서 경영진 7명에게 지급한 총 1560만 달러(약 212억 원)의 잔류 보상금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이 가운데 스콧 오닐 최고경영자(CEO)에게 지급된 금액만 637만 5000 달러(약 87억 원)에 달한다. 사업 종료가 결정되면서 해당 보상금의 환수 가능성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오닐 CEO는 성명에서 “새롭고 젊으며 다양한 팬들을 골프로 끌어들이기 위한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하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평생 잊지 못할 라운드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LIV 골프는 즐거웠고 많은 것을 요구했으며 영감을 줬다. 때로는 도전적이었지만 언제나 보람 있는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한때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거액에 영입하며 골프계에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었던 LIV 골프는 결국 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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