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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21일 헌재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직접 출석했다. 탄핵 소추된 대통령이 직접 심판정에 서는 것은 헌재 탄핵심판 역사상 처음이다. 구속 수감 중인 윤 대통령은 수형복 대신 하얀 셔츠에 붉은 넥타이를 매고 짙은 남색 정장 차림으로 등장했다.
피청구인 직접 출석에 따라 발언 기회를 얻은 윤 대통령은 “여러 탄핵 심판으로 업무가 과중한데 제 탄핵 사건으로 고생하게 해 재판관님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저는 철들고 난 후 공직 생활을 하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신념 하나를 확고히 가지고 살아왔다. 헌재도 헌법 수호를 위해서 존재하는 기관인 만큼 재판관님들이 여러모로 잘 살펴주길 바란다”고 입을 뗐다.
이날 윤 대통령 측은 지난 2차 변론에 이어 비상계엄 선포 배경에 대한 설명을 위주로 변론을 진행했다. 국회 측은 사전에 채택된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결과 요약 자료 등의 서류증거와 계엄 당일 영상증거를 통해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설명했다.
특히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윤 대통령에게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과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에게 계엄 해제 결의를 위해 국회에 모인 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 있냐”고 질문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지시한 적 없다”고 답했다. 또 문 권한대행은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 편성 쪽지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준 적 있는지”에 대해 물었고, 윤 대통령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구속기소하면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당일 오후 10시 40분께 최 권한대행에게 비상 입법기구를 창설하라는 취지의 문건(쪽지)을 건넸다고 공소장에 적은 바 있다.
◇ 尹 “부정선거 의혹 확인 차원” VS 국회 측 “근거 없는 주장 방치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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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군인들을 시켜 계엄 해제 의결을 막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완강히 부인했다. 윤 대통령은 “군인들이 정부과천청사에 진입했는데 선관위 직원들이 저항하니 얼마든지 더 들어갈 수 있는데도 스스로 나오는 점을 보면 국회 의결을 방해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얘기”라며 “대한민국에서 국회와 언론은 대통령보다 강한 초 갑(甲)이다. 대통령이 무리해서 계엄해제 의결 요구를 못하게 막았다고 한다면 감히 뒷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를 사살하려 했다는 주장 등 ‘정치인과 법조인 체포 지시 의혹’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이에 국회 측 대리인단은 “윤 대통령 측이 주장하는 부정선거에 아무런 근거가 없고 탄핵심판 쟁점도 아니다”며 “헌재가 국민들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주장을 방치하지 말고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향후 있을 군 간부 증인 신문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퇴정한 상태에서 신문이 이뤄지거나 적어도 직접 눈을 마주치지 않을 수 있도록 가림막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했다.
변론에 앞서 국회 측은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절차는 이미 본궤도에 올랐고 종착역인 파면선고는 멀지 않았다”며 “한치도 방심하지 않고 윤 대통령에 대한 신속한 파면 결정을 받아 내도록 매순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3차 변론은 오후 2시에 시작해 1시간 43분만에 종료됐다. 헌재는 4차 변론을 오는 23일, 5차 변론을 내달 4일 진행할 예정이다. 6·7·8차 변론은 각각 다음 달 6일과 11일, 13일에 예정돼 있으며 세 날 일정의 경우 오전 10시 재판을 시작해 하루 종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 측은 앞으로 남은 변론기일도 가능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