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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2월 13일 오전 11시쯤 당시 4살이었던 A 군은 경기 김포시의 모 어린이집 화장실에서 넘어져 왼쪽 송곳니 끝부분이 부러지고 아랫입술도 일부 까졌다.
A군의 상태를 확인한 어린이집 교사는 현장 폐쇄회로(CC)TV가 없어 원생을 통한 정황 파악에 나섰다.
“내가 그랬다”는 B군의 얘기를 들은 어린이집 교사는 즉시 A군과 B군 양측 부모에게 사고 사실을 전했다.
B군 부모는 “아들이 상처를 입혔다는 얘기를 들었다. 죄송하다”는 문자 메시지를 A군 부모에게 전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B군 부모는 피해를 변상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사건 발생 닷새 뒤 A군 부모를 만났다. 치료비와 함께 선물도 준비했지만, A군 부모는 거절했고 같은 해 5월 손해배상 소장을 법원에 냈다. A군 부모는 다친 아들에게 2000만원을, 자신들에게는 각각 500만원씩 총 3000만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군과 그의 부모가 요구한 3000만원이 아닌 120만원만 지급하라고 B군 부모에게 명령하면서 소송 비용의 90%를 A군 부모가 부담하라고 덧붙였다.
김 판사는 “B군 부모도 자녀가 이번 사고를 일으켰다는 사실을 다투지 않았다”며 “어린이집 안전공제회에 제출된 보고서를 봐도 B군의 가해 행위로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B군은 당시 만 4살로 자신의 행위로 인한 법률상 책임을 질 능력이 없었다”며 “민법에 따라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은 B군 부모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원은 A군 부모가 배상금으로 요구한 3000만원은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손상된 A군의 치아는 유치인 데다 이후에 변색이나 신경 손상 등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실제 피해는 그리 크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사고 후 B군 부모가 사과 의사를 보이고 손해배상금을 마련해 전달하려 했다”며 “A군 부모가 이를 거절하고 과다한 손해배상을 요구해 소송까지 한 점 등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