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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에 매맞고 소녀상에 치이고…연초부터 코너 몰린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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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은 기자I 2017.01.06 16:47:13

연초부터 中·日과 외교갈등 격화…'말 싸움'에서 본격 행동으로
中 사드 관련 보복조치 이어 여론전까지…정부 "필요한 대응 준비"
한일간 소녀상 문제 재점화…日 '초강수'에 정부 '유감' 표명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한국 외교가 연초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지리적으로도 가깝지만 경제·안보에 있어 긴밀한 공조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중국 일본과의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외교전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 일본과의 갈등 요인은 새로운 이슈는 아니다. 중국과는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을 둘러싼 기싸움이, 일본과는 주한 일본 공관 앞 소녀상 설치 문제에 대한 신경전이 문제다. 이미 지난해부터 양국간에 ‘설전’(舌戰)이 오고 가던 갈등 이슈였으나 올해 들어 중국과 일본측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눌러왔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4일 연두업무보고에서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외교환경이 예상된다며 “도전 속에서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로 말했으나, 연초부터 위기 요인만 부각되고 있는 양상이다.

부산 소녀상 설치에 日 강력반발…위안부 합의 다시 도마에

우선 일본 정부는 우리 시민단체가 일본 공관 앞에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소녀상을 설치하는 것에 본격 항의하고 나섰다. 서울 일본 대사관 앞에 있는 소녀상에 대한 철거 혹은 이전 요구를 계속 해오던 중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에 새로 소녀상이 설치되자 주한 일본대사와 부산총영사의 본국 소환이라는 강수를 뒀다.
부산 동구 일본총영사관 정문 앞에 설치됐다가 관할 구청에 철거·압류된 ‘평화의 소녀상’이 지난달 30일 영사관 앞에 다시 설치됐다. (사진= 뉴시스)
그동안 한일 양국간 갈등 이슈가 있을 때 현지에 주재하는 대사 등 공관 관계자를 초치하는 수준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초강경 대응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즉각 유감을 표했으며 이날 오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일본 대사를 외교부청사로 불러 들여 면담을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주재국에 나가 있는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강력한 항의 표시”라며 “더 나간다면 주한 일본대사를 두지 않는 등의 조치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한 일본 대사관 등에 따르면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부산총영사의 귀국은 다음주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일본측은 ‘한일 통화스와프 협상 중단’, ‘한일 고위급 경제협의 연기’ 등의 방침도 발표했다.

물론 전조는 있었다. 지난 2015년 12월28일 한일 당국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직후부터 일본측이 합의 전제조건으로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 철거를 요구했고 우리 정부가 이를 수용했다는 이야기가 일본측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다만 우리 정부는 소녀상 문제가 12.28 위안부 합의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으며, 소녀상 설치가 시민사회와 민간단체 차원에서 추진된 사안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이래라저래라 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에 소녀상이 설치되자 소녀상 문제에 대한 한일간 갈등은 재점화 됐다. 정부는 일본 공관 앞 소녀상 설치에 대한 사실상의 유감을 표명했으나 일본 정부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각급 외교채널을 총동원해 항의의 뜻을 밝히면서 철거를 압박하고 있다.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사무차관은 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일 외교차관간 협의에서도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에게 소녀상 설치와 관련, “도저히 허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즉각 철거를 요구했다. 스기야마 사무차관은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1시간여 회담 대부분을 소녀상 문제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일본측이 소녀상 문제를 한일 관계는 물론 위안부 합의 정신과도 연결지으면서 경제 조치까지 예고하고 있는 것은 이번 문제를 단순히 항의 전달 선에서 끝내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中 잇단 사드 보복조치에 정부 “보고만 있지 않겠다”

사드 문제를 둘러싼 한중간 갈등도 점차 격화되고 있다. 외교부는 전날(5일) 사드 문제와 관련 중국측에 항의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를 비공개로 불러들였다. 이에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유관 당국(한미)이 (사드배치) 관련 프로세스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히면서 한중 양국이 외교채널을 통해 치고받는 양상이 벌어졌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4일 베이징 외교부 감람청에서 송영길 의원(왼쪽) 등 민주당 의원 7명을 만나 “사드 배치 가속화라는 말을 쓰지 말고 그 가속화 프로세스를 동결하면 중국 입장을 설명하고 교류를 확대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연합뉴스)
중국측은 지난해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 정책) 등 보복성 조치를 잇따라 시행하고 있다. 그동안 공식적으로 부인하던 중국 정부도 최근에는 ‘민심’을 핑계로 간접적으로 보복조치를 시인하고 있다.

최근 방중한 야당 의원단을 만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사드 배치가 늦춰지면 갈등 국면 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해 그동안의 보복조치를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중국측은 한류 제한 등의 조치와 관련해서는 보복조치 시행을 인정하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취임 1주년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사드 문제 관련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유 부총리는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무역제재 등에 대한 대응과 관련 “공식적으로는 외교부가 시작했고, 기재부는 물밑에서 협조를 하고 있지만 필요하다면 범부처대응팀 구성을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중국측의 사드 보복조치에 대해 “필요한 시기에 시기에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며 “이미 정부 내에서 외교부를 포함해 (유관 부처에서) 필요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와 윤 장관의 발언을 종합해 봤을 때 조만간 정부 차원에서 중국측의 보복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한중간 갈등이 ‘강대강’ 구도로 치달을 경우 경제는 물론 대북 공조 등 안보 분야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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