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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가까워지는 주총 시즌…행동주의 펀드 '기지개'

송재민 기자I 2025.01.20 17:25:39

얼라인, 두산밥캣 이어 코웨이 타깃
3월 주총 시즌 앞두고 캠페인 공세
더딘 밸류업에 행동주의 펀드 활발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상장사들이 분주히 대비에 나서는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들의 활발한 주주행동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들은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한 압박 캠페인을 펼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최근 주주제안이 증가하는 추세와 맞물려 기업 경영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미지투데이)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행동주의 펀드 대표주자로 꼽히는 얼라인파트너스(이하 얼라인)는 최근 코웨이(021240)를 상대로 주주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주주환원 확대와 이사회 독립성 제고 등을 요구하며 기업 가치 극대화를 주장하고 있다.

얼라인은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였던 시절 코웨이의 주주환원율은 평균 91% 수준이었으나 2020년 넷마블이 최대주주가 된 직후 20% 내외로 축소됐다”며 “자본의 과다 내부 유보로 인해 ROE(자기자본이익률)와 밸류에이션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얼라인은 앞서 지난해 두산밥캣(241560)을 대상으로 유사한 캠페인을 벌였다. 회사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밥캣을 분할해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철회 요구를 해왔다. 결과적으로 두산밥캣의 분할·합병은 무산됐지만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행동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털도 SK스퀘어(402340)의 지분 1% 이상을 확보하며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팰리서캐피털은 과거 삼성물산을 상대로 공격적인 주주행동을 펼친 전력이 있어 이번 SK스퀘어를 겨냥한 행보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팰리서의 전례를 볼 때, 배당 확대 요구를 중심으로 한 강도 높은 캠페인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한편 SK스퀘어는 지난해 말 기업가치제고 방안과 2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밸류업을 예고한 바 있다. 밸류업 계획 발표 직후 주가 반등 효과는 크지 않았지만 최근 9만원대를 회복하는 등 탄력을 받고 있다.

주주행동 강화와 더불어 주주제안 대상이 되는 기업의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받은 기업 수가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주기업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정기주총에서 주주제안 대상이 된 회사 수는 지난해 41개사로 2020년(31개사) 대비 10개사(32%)가 증가했다. 주주제안 안건 수로는 지난해 154건으로 2020년(110건)과 비교해 40%가 늘었다.

이러한 추세는 행동주의 펀드뿐 아니라 일반 주주들도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더욱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가오는 주주총회 시즌은 상장사와 행동주의 펀드 간의 치열한 공방이 예고되는 중요한 시기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기보다는 기업의 중장기 전략과 조화를 이루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지난해부터 행동주의 펀드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올해 주주제안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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