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홍 S&P글로벌 신용평가 이사는 12일 “한국기업들은 지난 3년여간 차입금을 감축했지만 최근 무역 분쟁 심화, 공격적인 재무 정책, 규제 위험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한국 기업들은 지난 수년간 글로벌 성장 속에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 호조를 보이며 신용도가 개선됐다. S&P가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한국기업들은 2015년 이후 신용등급과 등급전망 상향이 하향 조정보다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무역 분쟁 심화로 한국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 제품에 부과되는 관세가 높아지게 되면 수출주도 경제 구조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규제 위험은 대내 리스크 요인이다. 전력 공기업의 경우 친환경 전원 비중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고 원가상승이 전력요금과 연동되지 않아 수익성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그는 “공공이익 증진을 우선하는 현재 정부의 정책방향을 고려할 때 전력, 도로, 유통, 통신 관련 기업들의 수익성과 재무지표가 다소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근 한국 기업들의 재무정책이 공격적으로 변하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주요 기업들의 영업활동현금은 증가했지만 투자 지출과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같은 주주환원 지출이 크게 늘어 잉여현금흐름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박 이사는 “한국 기업 재무건전성이 3년 전보다 개선됐고 이러한 추세가 갑자기 반전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불확실성 확대로 추가 개선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