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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점점 똑똑해지는데…인간 학습 능력은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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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I 2026.09.09 10: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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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수학계 '밀레니엄 난제' 88시간만에 해법 제시
OECD 청소년 수학·독해 능력은 7년 새 1년 이상 후퇴
SNS·AI 많이 쓸 수록 문해력·쓰기 능력 낮은 경향
학계선 "AI에 의존하면 인간 학문적 이해 약화" 경고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인공지능(AI)이 빠른 속도로 발달하며 인간 이상의 능력을 입증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가운데 인간의 읽기와 사고 능력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AI가 발달할 수록 인간은 학문적 탐구 노력을 덜 기울이게 되고, 결국 인간의 사고 능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텍사스 휴스턴의 한 대학교 강의실. (사진=AFP)
텍사스 휴스턴의 한 대학교 강의실. (사진=AFP)
오픈AI는 8일(현지시간) 최신 AI 모델이 ‘나비에-스토크스 존재성과 매끄러움 문제’의 해법을 88시간 만에 찾아냈다고 밝혔다. 나비에-스토크스 문제는 물과 공기 등 유체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방정식의 해가 모든 조건에서 존재하고 매끄럽게 유지되는지를 묻는 문제로, 90년간 해결하지 못해 미 클레이수학연구소가 2000년 선정한 7개 ‘밀레니엄 문제’ 가운데 하나다.

오픈AI는 문제 해결에 최대 1만개의 AI 에이전트를 동시에 투입했다. 여러 AI가 각각 다른 접근법을 탐색하고, 연구진이 유망한 아이디어를 다른 에이전트 그룹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AI는 수학 증명 검증용 프로그래밍 언어인 ‘린’을 이용해 외부 수학자들이 검토할 수 있는 형태의 증명도 작성했다.

수십 년간 풀리지 않은 난제의 해법을 AI가 단시간에 제시하면서 고등수학 연구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학은 답의 옳고 그름을 비교적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어 시행착오를 통해 성능을 높이는 강화학습이 특히 효과적인 분야로 꼽힌다.

세계적인 수학자 테런스 타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는 이번 성과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AI 의존이 인간의 학문적 이해를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타오 교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 자체가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며 “AI가 대신 문제를 푸는 것은 헬스장에서 기계가 사람 대신 역기를 들어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학생들의 문해력과 수학 성취도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이날 공개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는 청소년의 독해력과 수학 성취도가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회원국의 평균적인 15세 학생은 2018년보다 읽기에서 25점, 수학에서 22점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PISA 점수 20점이 약 1년간의 학습량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15세 학생의 평균 성취도가 통상 14세에게 기대되는 수준까지 후퇴한 셈이다.

보고서는 학생들이 이전보다 글을 빠르게 읽지만 정확하게 이해하거나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능력은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틱톡의 숏폼 영상과 소셜미디어(SNS) 피드를 빠르게 넘겨보는 습관이 복잡한 글과 데이터를 깊이 다루는 능력을 떨어뜨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AI를 거의 매일 사용하는 학생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학생보다 읽은 내용을 요약하거나 글로 작성하는 능력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다만 AI를 숙제의 답을 얻는 수단이 아니라 학습 과을 돕는 도구로 활용할 때는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기술국장은 “스포츠를 구경한다고 몸이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듯 AI는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줄 수 있지만 학습 능력까지 높여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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